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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23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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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철도 개황=북한은 사망한 김일성(金日成) 주석이 1977년 12월 최고인민회의에서 집중수송(정차역을 줄이고 빠르게 운행), 짐함수송(컨테이너 등을 이용한 규격화 수송), 연대수송(육상교통과 연계) 등 3가지 원칙을 제시하면서 철도사업 건설을 가속화했다. 그 결과 1998년 현재 북한 철도의 총연장은 5214km로 남한의 약 2배, 전철화율은 79%로 남한의 4배 가까이에 이른다. 북한 전체 화물수송의 90%, 여객 수송의 60%를 철도가 맡고 있다.
김 주석은 1994년 6월 “동해 철길로 러시아 물자를, 서해 철길로 중국 물자를 남한에 전해 주면 최소 연 25억달러를 벌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철도사업은 같은 해 7월 숨진 그의 ‘못다 이룬 유업’으로 큰 중요성을 띠고 있다.
▽고장난 시한폭탄=북한은 경제난 등으로 철도시설을 제때 유지 보수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등은 1998∼2001년 북한 철도를 조사한 결과 일제강점기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철도는 노선의 97%가 단선이어서 열차가 달리면 마주 오는 열차는 잠시 대기선으로 피해야 한다. 신호체계마저 낡은 반자동식이어서 정면충돌 등 사고 위험성이 높다.
레일은 고속 주행이 곤란할 정도로 마모가 심하고 침목도 많이 손상됐으며 전력 공급선도 부실하다. 또 응집력이 강한 깬자갈 대신 동글동글한 강자갈을 철길에 깔아 하중이 큰 열차가 탈선될 위험이 높다. 지난 50여년간 방치된 교량과 터널은 붕괴 일보 직전이라는 것. 기관차(1157대)의 대부분은 1960년대에 생산돼 절반 이상이 고장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북한 화물열차의 평균 운행속도는 시속 30km를 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철도 무사고운동’ ‘100일 전투’ 등 화물운송 증강 계획을 세우고 ‘철도건설사업소 청년돌격대’ 등을 운영했으나 정신력으로 철도를 정비할 수는 없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교통개발연구원 안병민(安秉珉) 동향분석팀장은 “북한은 자체적으로 철도를 보수할 자금여력이 없다”며 “주변국들이 북한 철도에 투자하지 않는 한 개선 여지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 남북한 철도 비교 | |||
| 구분 | 남한 | 북한 | |
| 노선길이(km) | 3,125 | 5,214 | |
| 전철화 | 길이(km) | 661 | 4,132 |
| 전철화율(%) | 21 | 79 | |
| 복선 | 길이(km) | 901 | 156 |
| 복선화율(%) | 29 | 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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