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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15일 23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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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은 이번 총선 막바지에 ‘1당 위기론’과 정동영(鄭東泳) 의장의 선대위원장 사퇴 카드를 통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탄핵 역풍으로 50%의 지지율을 넘나드는 초강세를 보였던 열린우리당은 선거 초반부터 수세에 몰렸다.
정 의장의 ‘노인 폄훼’ 발언이 전국을 강타한 데 이어 영남권을 중심으로 위력을 발휘한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바람’도 북상을 거듭해 열린우리당 강세지역이던 수도권까지 위협했던 것.
7, 8일부터 열린우리당 내에서 “이러다간 1당도 어렵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200석→반수 이상→1당도 불안’의 상황으로 선거판세가 급변한 데 따른 것이었다.
정 의장은 급기야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빨간 불이 켜졌다. 거야가 부활하고 있다”며 ‘거대야당 부활론’을 제기했다.
그럼에도 열린우리당 지지율 하락세는 지속됐다. 열린우리당 자체 조사 결과 12일 정당 지지율은 32.5%까지 내려갔고, 한나라당 지지율은 26.8%로 올랐으며, 바닥을 헤매던 민주당 지지율도 호남권을 중심으로 살아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의장의 선대위원장 및 비례대표후보 사퇴 카드는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나왔고 결국 반전(反轉)의 계기를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열린우리당측은 “정 의장 사퇴 후 지지율이 13일 밤 33.1%, 14일 밤 35.1%로 올랐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의 거대야당 부활론은 젊은 층의 투표율 참여를 촉진시켰다. 유시민(柳時敏) 의원의 “민주노동당을 찍으면 사표(死票)가 된다”는 주장도 파문을 일으켰지만, 지지층 결집에는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도 ‘박풍(朴風)’과 ‘노풍(老風)’에 기대어 나름대로 선전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과 지지층이 겹칠 수밖에 없는 민주당은 추미애(秋美愛) 선대위원장의 ‘3보1배’ 정치로 가까스로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는 듯했으나, ‘한나라당 어부지리(漁父之利)론’에 밀려 호남에서조차 기대했던 의석수를 얻지 못했다.
자민련은 정통 보수 세력의 결집을 모토로 내세웠으나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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