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행정관 개인 홈페이지, 대통령 경호원 사진 게재 논란

  • 입력 2004년 2월 2일 18시 59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아들 건호(建昊)씨의 부인 배정민(裵庭敏)씨와 대통령부속실 행정관 박모씨(여)가 개인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했다가 논란이 일자 2일 이를 자진 폐쇄했다.

특히 부속실 행정관 박씨의 경우 홈페이지에 대통령 경호원들의 사진을 올려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이 조사에 나섰다.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은 “청와대 보안업무 내규 27조에 경호실 직원은 사진 등 개인 신상을 무단으로 공개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돼 있다”며 “보안업무 내규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돼 곧 해당 직원에게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씨는 홈페이지에 대통령 경호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려놓고 이들이 경호원임을 짐작케 하는 설명을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4일 딸을 낳은 노 대통령의 며느리 배씨는 홈페이지에 ‘육아일기’와 함께 딸의 모습, 신혼여행지에서 찍은 사진, 남편 건호씨의 해외출장 사진 등 100여장의 사진을 올렸다.

배씨는 홈페이지의 ‘뿌룩이(딸의 애칭) 맘’ 코너를 통해 딸의 이름을 ‘노서은’이라고 짓게 된 과정을 설명하면서 노 대통령 부부가 손녀의 이름으로 ‘노다지’ ‘노생금’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배씨는 “뿌룩이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주장하시는 이름 ‘노다지’를 농담으로 여기는 분들이 있는데 정말 진지하게 ‘노다지’를 주장했다”면서 “이름도 예쁘지만 금덩어리인 ‘노다지’를 이름으로 갖는 게 얼마나 좋으냐, ‘노다지’가 싫으면 한문으로 변형한 ‘생금’은 어떠냐고 하시며 우리를 당황하게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배씨는 또 “가족들이 각자 자기가 지어온 이름으로 당분간 부를 것 같아 집안에 갈등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글도 올려놓았다.

남편 건호씨가 해외출장 중에 찍은 여러 장의 사진에는 “나도 데려가라. 안 데려가면 출장 가방 안 싸준다” “이날 아침에 신랑과 무엇인지 기억할 수 없는 사안으로 한판 싸워서인지 나의 표정이 무척 좋지 않다”는 등의 설명도 곁들였다.

배씨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노 대통령 가족의 사진들을 올려놓았으나, 2일 아침 홈페이지 개설 사실이 일부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노 대통령 부부가 손녀를 안고 있는 사진을 삭제했다가 오전 10시경에는 아예 홈페이지를 폐쇄했다.

배씨의 홈페이지 내용이 알려지자 네티즌 사이에서는 “대통령 아들 부부의 생활이 평범한 신혼부부들과 똑같아서 좋았다”는 긍정적 반응과 “명색이 대통령 가족인데 너무 튀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 반응이 엇갈렸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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