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혁규 경남지사 빼가기 ‘工作정치’ 논란

  • 입력 2003년 12월 15일 19시 31분


코멘트
한나라당 경남도지부 부위원장인 권영상 변호사는 당원들과 함께 15일 경남 창원시의 경남도청에서 열린 ‘김혁규 경남지사의 지사직 사퇴와 한나라당 탈당 선언’ 기자회견장에서 “배신자여, 경남을 떠나라”라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창원=연합
한나라당 경남도지부 부위원장인 권영상 변호사는 당원들과 함께 15일 경남 창원시의 경남도청에서 열린 ‘김혁규 경남지사의 지사직 사퇴와 한나라당 탈당 선언’ 기자회견장에서 “배신자여, 경남을 떠나라”라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창원=연합
김혁규(金爀珪) 경남도지사가 15일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지사직을 사임하자 야권에서 공작정치 의혹을 강도 높게 제기하는 등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김 지사는 이날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도와 국가와 민족의 나아갈 방향을 바로잡는 데 힘을 보태기로 결심했다”고 탈당의 변을 밝혔다. 회견에는 김 지사와 뜻을 같이하는 무소속 김병로(金炳魯) 진해시장과 정구용(鄭九鎔) 전 하동군수, 강석정(姜錫廷) 전 합천군수 등이 배석했다.

김 지사는 “다음 주 중 열린우리당 입당 시기를 결정하겠으며,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 출마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공직자 사퇴 시한(17일)을 이틀 앞두고 사임한 점으로 미뤄 지역구 출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와 관련해 대구 출신의 윤덕홍(尹德弘) 교육부총리가 이르면 이번 주 중 우리당 입당을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당은 이종찬(李鍾燦) 전 서울고검장과 민주당을 탈당한 강현욱(姜賢旭) 전북도지사, 박태영(朴泰榮) 전남도지사 등 전현직 공직자는 물론 기초자치단체장 영입 작업도 전방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야당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는 이날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이 정권은 내년 총선에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이라면 주변을 샅샅이 조사해 약점을 잡아내는 구태정치의 표본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대표는 이어 김 지사에 대해 “미국에서 가방 장사하던 사람이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에게 잘 보여서 당에서 3번이나 당선시켰는데 당이 어려울 때 이럴 수 있느냐”며 “배신의 전형이며 지구에서 추방해야 할 자로 정치 이전에 인간에 대한 환멸을 느낀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강두(李康斗) 정책위의장 등 경남지역 의원 11명은 이날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 대통령은 총선을 4개월 앞두고 오로지 총선 승리에만 혈안이 돼 야당 단체장을 빼가는 공작정치를 한 데 대해 즉각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유종필(柳鍾珌)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청와대는 열린우리당의 선대본부이고 노 대통령은 선대본부장을 하고 있다”며 “공작정치를 통해 총선을 치르려는 시도는 국민적 규탄과 경남도민의 외면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공격했다. 유 대변인은 “지난해 4월 당시 노무현 후보가 YS를 방문해 김 지사를 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로 출마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며 “YS의 거절로 뜻을 못 이루다가 이번에 공작에 성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혁규 경남도지사의 정치 행보 관련 발언록
시기(2003년)발언내용
1월 초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 등 지도부와 만나“신당 참여는 물론 17대 총선 출마는 하지 않을 것이다.”
7월 15일 경남 창원시내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년 총선에 출마할 생각이 없다. 내가 출마하면 다른 사람(현 의원 등)이 가슴 아픈 일을 겪어야 한다. 그런 일은 안 할 것이다.”
12월 2일 경남도의회 도정질의“현재 어떠한 정치적 구상이나 계획이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 도지사로 재임하는 동안 도민 복리증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12월 12일 출입기자들이

당적 변경 보도 경위를 묻자
“진짜 아무 것도 없다. 그런 보도는 소설이다. 열린우리당에서 제의는 있었지만 공식적인 것은 아니었다. 당적변경과 지사직 사임을 하지 않겠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