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내년 홍보예산 37% 증가 총선용 의혹”

  • 입력 2003년 12월 14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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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 예산안에 총선용 홍보예산이 대폭 증액된 점을 문제 삼고 나섰다.

이한구(李漢久) 정책위 부의장은 1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년 홍보예산이 올해(400억원)보다 149억원 증가한 549억원으로 올해에 비해 무려 37.2%나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재정여건이 어려워 중소기업 및 사회간접자본 지원 등 관련 예산을 줄인 마당에 총선을 앞두고 선거에 악용될 소지가 다분한 정부 치적 홍보예산 등을 크게 늘린 것은 쉽게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표적 총선용 홍보예산으로 꼽은 것은 △행정자치부의 정부혁신박람회 사업비 5억2600만원 △재정경제부의 참여정부 1주년 기념 국제세미나 사업비 5억원 △고속철도 개통식 관련 홍보비 30억원 △신행정수도 건설 관련 홍보비 6억4000만원 등이다.

이외에 국정홍보처가 국가주요시책 홍보예산을 올해 86억원에서 내년엔 91억원으로 증액한 것도 도마에 올랐다. 한나라당 예결위는 “각 부처가 홈페이지를 통해 주요 시책을 충분히 홍보하고 있는데도 국정홍보처가 별도로 거액을 들여 홍보하려는 것은 전형적인 중복 예산”이라고 비판했다.

이 부의장은 또 “정부는 영수증을 첨부하지 않는 대표적인 불투명 예산인 ‘특수활동비’도 19%나 증액시키려 한다”며 “결국 현 예산안이 5조원이 넘는 적자예산임에도 정부는 여기에 3조원의 국채를 추가 발행해 8조원 이상의 적자예산을 만들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정부 예산안 중 일반회계에서 4조5000억원 등 총 6조원의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기획예산처 임상규(任祥奎) 예산실장은 “정책설명회나 연구 용역 예산까지 포함시켜 홍보 예산이 늘었다고 하면 너무 일방적인 분석”이라고 반박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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