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용 - 김원기, 국회마비 해법 舌戰

  • 입력 2003년 11월 27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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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과 열린우리당 김원기(金元基) 공동의장이 27일 국회 마비 사태 해법을 놓고 10여분간 설전을 벌였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의장실로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 등과 함께 박 의장을 찾아가 “한나라당 의원들의 등원을 촉구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박 의장이 “대화부터 하라”며 맞서자 두 사람의 목소리는 차츰 높아졌다.

△김 의장=의장께서 조속히 한나라당에 국회 마비 사태를 중단할 것을 요구해야 합니다. 등원 거부는 협상 대상이 아닙니다.

△박 의장=국회 정상화는 내가 더 절실합니다. 각 당간 대화를 통해 이해의 폭을 넓히도록 하세요.

△김 의장=한나라당이 처음에는 특검법안이 거부되면 재의하겠다고 했는데 내부 사정으로 말을 바꿨어요. 협상의 여지가 없어요.

△박 의장=대화를 해보고….

△김 의장=박 의장이 촉구부터 하세요.

△박 의장=(이미 촉구) 했어요.

△김 의장=제1당이 국회를 뛰쳐나가는 것은 세계에 유례가 없어.

△박 의장=대통령이 거부권 행사하기 전 각 당 지도부에게 그 배경을 설명할 수도 있지 않았나요. 그렇다고 (한나라당 편이라고) 오해하지 마시고.

△김 의장=오해하고 있어. 의장은 한나라당이 아니잖아. 의장이 된 뒤로 (국회가) 이상해졌어.

(서로 존칭을 쓰던 두 사람은 말이 거칠어지다가 ‘이 사람이…’라며 얼굴을 붉혔다.)

△박 의장=우리 제일 친하면서 왜 그래.(웃음)

△김 의장=내가 정치하면서 (해법이) 생각 안 날 때 찾아갔던 몇 사람 중 하나가 박 의장이었는데….

앞서 박 의장은 25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재의 요구를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고, 김 의장은 최근 박 의장이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는 여권의 총선 준비”라고 말한 데 대해 “정신이 나간 것 아니냐”고 비판한 바 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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