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소장파 “개혁 거부 중진들 용퇴하라”

  • 입력 2003년 11월 9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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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장성민 전 의원(오른쪽)이 기자간담회를 갖고 인적 쇄신을 통한 당 개혁을 촉구했다. -서영수기자
9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장성민 전 의원(오른쪽)이 기자간담회를 갖고 인적 쇄신을 통한 당 개혁을 촉구했다. -서영수기자
민주당 내 소장 개혁세력이 ‘중진 용퇴론’을 주장하고 나서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세력갈등의 새로운 불씨가 될 전망이다.

장성민(張誠珉) 전 의원은 9일 “민주당이 비전있는 새로운 정당이 되려면 환골탈태해야 한다. 개혁을 거부하는 일부 당 중진들의 퇴진을 공식 요구한다”고 밝혔다.

장 전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당내에 시대조류를 담아내지 못하는 중진들이 개혁을 거부하는 구조와 환경을 온존시키고 있다. 창조적 개혁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변화를 거부하고 민심이탈을 초래하고 있는 중진들은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전 의원과 함께 당내 초선의원 모임(‘새벽21’)을 함께 해 온 정범구(鄭範九) 의원도 간담회에서 “수구보수 정당과의 공조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최근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 특검법안과 관련한 한나라당과의 공조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장 전 의원 등은 이날 △분당(分黨)에 1차적 원인을 제공한 개혁 거부 중진들 △지역감정을 부추겨 17대 총선에 출마하려는 중진들 △정책경쟁 아닌 수구보수정당과의 정쟁연합으로 정파적으로 당을 움직이는 중진들 △각종 비리사건 연루 중진들 등 6개항의 퇴진 기준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들은 퇴진 대상 정치인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다. 그는 “아직 거명할 때가 아니다. 우선 본인들에게 스스로 물러설 기회를 준 뒤 거부하면 시민단체와 외부 전문가 등과 연대해 압박해 나가겠다. 오늘은 시작일 뿐이며 앞으로 당내에 ‘개혁을 위한 동맹’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대표 경선 출마 입장을 밝힌 추미애(秋美愛) 의원도 이들의 주장에 대해 “소장 의원들의 주장은 민주당 지지자들을 대변하는 것으로 본다”며 공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한 중진 의원은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뽑기로 한 마당에 느닷없이 중진 용퇴론을 들고 나오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못마땅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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