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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1월 9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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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내에서는 2차 조사결과 현지의 치안 상황이 매우 불투명한 것으로 나타난 점을 감안해 파병부대의 성격과 임무는 대민 지원을 하는 ‘민사(民事·civil affair)부대’로 규정하되, 한국군의 안전을 확고히 하고 미측 요구를 일부 수용하기 위해 전투병 비중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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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라크파병 韓-美 난기류 |
한미 협의 결과와 관련해 이수혁(李秀赫)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9일 “우리는 평화 재건을 위한 3000명 규모의 파병의사를 전달했으나 미국은 한국이 안전한 지역에 가기보다는 안정화 작전을 위해 보다 큰 규모의 파병을 해줄 것을 희망했다”고 말해 양측의 인식차이가 크다는 점을 시사했다.
파병협의단은 미국에 이라크의 나시리야와 바스라 등 안전 지역에 추가 파병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전했으나, 미국은 이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치안유지를 담당할 2개 연대급의 안정화군(stabilization forces) 5000여명을 파병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병협의단은 또 미 행정부에 이달 말쯤 이라크 파병 한국군의 규모와 시기를 결정한 뒤 파병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해 정기국회 폐회(12월 9일) 이전에 처리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미 정부 당국자를 인용, 9일 보도했다.
통신은 또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한국 대표단에 현재 이라크 북부 모술지역을 맡고 있는 미 101공중강습사단을 대체할 수 있는 5000명에서 최고 1만명 규모의 1개 전투사단 파병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부는 ‘1만명 파병 요청’ 보도는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정부는 이번주 중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나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열어 파병안을 재검토한 뒤,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17∼18일)에 참석하기 위해 16일 방한하는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과 재협의를 벌일 방침이다.
한편 이라크의 바그다드 키르쿠크 티크리트 아르빌 모술 나시리야 등 6개 지역에서 열흘간 조사활동을 벌이고 9일 오전 귀국한 김만복(金萬福) NSC 정보관리실장은 “지난달 말부터 위협세력들의 공격이 조직화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수니 삼각지대 등의 치안상황이 심각하며 모술지역도 현지 경찰서장이 8개 행정구역 중 6개 구역이 안정적이라고 말하지만 파병을 앞둔 입장에선 아직 불안하다”고 전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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