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본회의장 한글명패 해프닝…한글날 맞아 교체시도

  • 입력 2003년 10월 9일 18시 53분


코멘트
통합신당 소속 의원들이 한글날인 9일 한자로 된 국회 본회의장의 의원명패를 한글명패로 바꿔줄 것을 요구하며 자신들의 한글 명패를 들어보이고 있다. -김경제기자
통합신당 소속 의원들이 한글날인 9일 한자로 된 국회 본회의장의 의원명패를 한글명패로 바꿔줄 것을 요구하며 자신들의 한글 명패를 들어보이고 있다. -김경제기자
통합신당은 9일 한글날을 맞아 “본회의장 내 국회의원 명패를 한자에서 한글로 교체해야 한다”며 명패 교체를 추진했으나 국회 사무처의 제동으로 무산됐다.

김덕규(金德圭) 정세균(丁世均) 김성호(金成鎬) 이종걸(李鍾杰) 의원 등은 이날 자체 제작한 신당 의원 43명의 한글 명패를 갖고 본회의장으로 들어가려 했으나 박관용(朴寬用) 의장의 지시로 사무처 직원들이 문을 열어주지 않아 진입에 실패했다.

의원들은 의장실로 찾아가 문을 열어줄 것을 요청했으나 박 의장은 “명패 표기는 그동안 사무처 나름대로 기준을 갖고 처리해 왔다. 전체 의원들의 의사를 물어 처리하는 게 바람직하니 일주일만 시간을 달라”고 설득했다. 사무처의 기준이란 호적에 기재된 이름 표기를 국회의원 명패에 적용해 온 관행을 의미한다.

실제 의장실이 이날까지 전체 의원의 의견조사를 실시한 결과 272명의 의원 중 142명이 설문조사에 응해 한글교체 찬성이 52명, 반대가 68명, 개별의원의 의사를 존중하자는 입장이 18명, 의견이 없다는 쪽이 4명으로 나타났다.

한편 민주당 유종필(柳鍾珌) 대변인은 “국회법상의 절차와 교섭단체간의 합의에 따라야 한다”며 “아무리 정신적 여당이라지만 창당도 되기 전에 독선과 오만에 사로잡혀 이벤트 정치로 한글날의 참뜻을 훼손해선 안 된다”고 비난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