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왜 이래?”…답답한 신당

  • 입력 2003년 9월 26일 14시 54분


코멘트
'국민참여통합신당’(약칭 통합신당)이 기대이하의 낮은 지지율로 고심하고 있다.

특히 26일 국회에서 윤성식 감사원장의 임명동의가 부결되면서 분노와 함께 무력감까지 느끼고 있다.

최근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KBS, MBC 등 각 언론매체의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신당은 조선일보 조사에서만 민주당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을 뿐 나머지는 모두 민주당에 뒤쳐졌다.

단순 정당 지지도에서 △KBS 조사는 한나라당 34.1%, 민주당 23.6%, 통합신당 13% △MBC 조사는 한나라당 27.8%, 민주당 18.3%, 통합신당 11.1%로 나타났다.

한나라 민주신당 기타
조선-한국갤럽
(단순 정당 지지율)
25.9%16.5% 16.9% 34.3%
중앙
(총선지지율)
23.3% 12% 8%48.6%
한겨레-리서치플러스
(총선지지율)
23.3%13.4% 10.7% 49.3%
KBS-미디어리서치
(단순 정당 지지율)
34.1%23.6% 13.0% 25.0%
MBC-코리아리서치
(단순 정당 지지율)
27.8%18.3% 11.1% 37.0%

총선 정당 지지도에서는 △중앙일보 조사의 경우 한나라당 23.3%, 민주당 12%, 통합신당 8% △한겨레신문 조사는 한나라당 23.3%, 민주당 13.4%, 통합신당 10.7% 순이다.

다만 조선일보의 단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만 통합신당이 16.9%로 민주당 16.5%를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이처럼 신당이 뜨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통합신당의 원내대표로서 사실상 당을 대표하고 있는 김근태 의원의 홈페이지(http://www.ktcamp.or.kr)를 보면 네티즌들의 신당에 대한 생각의 한 단면을 읽을 수 있다.

김의원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최근 하루 평균 250여건의 글이 올라오고 있는데 대다수가 김 의원과 통합신당에 대해 비판적인 내용이다.

네티즌들은 크게 배신감(전통적 민주당 지지층)과 김근태 의원의 ‘민주-신당 연합공천’ 발언에 대한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또, 신당이 盧대통령과 일정한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데 대한 盧지지층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기껏 뽑아줬더니…” 호남 반발▽

압도적인 지지로 현정부를 탄생시킨 호남권의 반발은 예상보다 거셌다.

한 네티즌(들풀처럼)은 ‘오늘 아침 버스안에서 있었던 일’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칠순 연세의 어르신들이 ‘은혜를 갚기는커녕 저렇게 배신할 놈들을 내손으로 찍었다. 내년에 두고 보자’고 하더라”면서 “이것이 바로 밑바닥 민심”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ciona’는 “신당추진자들은 민주당을 호남당으로 격하시키면 영남표심이 신당으로 몰릴 것이라 생각하고 있지만 천만의 말씀”이라며 “민주당 지지자들을 능멸한 신당은 결코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태정치 답습”▽

개혁성향의 네티즌들은 신당이 시작부터 구태 정치를 답습하고 있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은둔거사’는 “김의원은 상향식공천이란 말이 뭔지 모르는가, 필요하면 연합공천을 하겠다니 시작부터 모든 결정권을 당고위층이 독점하겠다는 건가? 아직도 민주당이라는 구태 찬란한 수구정당의 버릇을 못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외에 “자신들의 패거리 의식은 상관 않고 개혁세력의 연합만이 살길이라고 외친다”, “그 얼굴이 그 얼굴인데 뛰쳐나간다고 새 인물 되나?” 등등 ‘신당’이 이름과는 달리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노무현당이 아니라고?”▽

지난 20일 김근태 대표가 도올 김용옥씨와의 인터뷰에서 “盧대통령이 뒤에서 신당을 조종한다면 정면에서 싸울 것이며 신당 문제가 마무리될 때까지는 노대통령이 입당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자 盧대통령 지지자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나섰다.

‘의원님’을 아이디로 쓴 한 네티즌은 “노무현 대통령이 지금 인기가 없다고 신당은 ‘노무현당’이 아니라니요, 김근태 의원까지도 속물이 되어가는군요. 노무현당으로 심판 받으십시오”라고 충고했다.

또 ‘개혁?’ 은 “천하가 다 아는데 노무현당이 아니라고 부정하다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10석 이상 얻어야 하는 모양이군요. 총선이 뭐길래, 국회의원이 뭐길래”라고 비난했다.

▽“지지율은 좀 더 두고 봐야”▽

그러나 아직은 신당의 낮은 인기에 우려할 필요 없다는 의견도 있다.

네티즌 공희준씨는“국민참여통합신당은 엄밀히 분류해 아직 정당이 아니고 국회에 등록된 원내교섭단체에 불과할 뿐이니 현재 지지율에 괘념치 말라”고 격려했다.

'Bad Egg'는 “분당은 왜곡된 질서의 해체과정이다. 노무현과 신주류를 증오하고 있더라도 지금까지의 금권정치, 패거리정치 등 구질서에 식상해 있다면 모두가 일어나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통합신당을 옹호했다.

이와 관련, 김대표는 26일 의원총회에서 "초기 생각했던 것 만큼 국민 지지가 높지 않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낙관의 근거들이 있다"면서 의원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통합신당은 우선 충실한 국감활동을 통해 다른 당과의 차별화를 시도하면서 국회 본회의장의 명패를 한글로 바꾸는 등 '작은 개혁'부터 실천해 지지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최현정 동아닷컴기자 phoeb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