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재의원 “盧 면박에 유인태수석 사의표명했었다”

  • 입력 2003년 9월 15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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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태(柳寅泰)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확신이 있으면 말을 참지 않는 성격이다. 그런 그가 청와대의 거역할 수 없는 체제 메커니즘 때문에 ‘왕따’를 당하며 침묵하고 있다.”

민주당 김경재(金景梓) 의원은 15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청와대의 ‘닫힌 언로’를 이렇게 비판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6월 초 경기 용인 땅 의혹 사건에 휩싸인 이기명(李基明) 전 후원회장을 위로하는 공개서한을 보낸 적이 있다. 이때 유 수석이 공식 회의에서 ‘적절하지 않은 조치였다’고 고언(苦言)을 하자, 노 대통령은 ‘당신은 경기고-서울대 나온 사람이어서, 나와 생각이 다르다’며 화를 냈다고 한다. 그 때문에 유 수석이 사의 표명까지 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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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수석은 이에 대해 “사표 낸 일 없고, 노 대통령과 그런 얘기 나눈 적도 없다”고 부인했지만, “참모가 (대통령의) 칭찬을 받기도 하고, 깨지기도 하는 것 아니냐”며 여운을 남겼다.

김 의원은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청와대 고위 인사에게서 직접 들은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문희상(文喜相) 대통령비서실장이나 유 수석이 대통령 보좌진으로서 충분한 발언권을 확보하고 있는지 회의적이다”며 “이들보다 ‘386 참모’들에 의해 노 대통령의 일상 스케줄이 주도된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386 참모’들은 한나라당 보좌관을 지내는 등 대부분 ‘반(反) DJ’라는 성장 배경을 갖고 있다. 그래서 청와대 분위기가 민주당을 ‘호남당’ ‘DJ당’이라고 폄훼하며 분열적 신당을 지지하는 쪽으로 흐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간담회에서 신당창당주비위의 김원기(金元基) 위원장을 겨냥해 “80년대 초반 ‘전두환(全斗煥) 2중대’인 민한당을 했던 사람이 개혁을 외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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