比대통령-경희大총장 ‘代이은 가족교류

  • 입력 2003년 6월 1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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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이 98년 경희대 수원캠퍼스에서 명예 행정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조영식 학원장 가족과 함께 사진촬영을 했다. -사진제공 경희대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이 98년 경희대 수원캠퍼스에서 명예 행정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조영식 학원장 가족과 함께 사진촬영을 했다. -사진제공 경희대
2일부터 4일까지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내한하는 필리핀의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 대통령(여)이 2일 저녁 한국에서의 첫 만찬을 정부측 인사가 아닌 경희대 조정원(趙正源) 총장 가족과 가질 예정이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국빈 방문을 한 아로요 대통령이 방문 첫날의 만찬을 사적인 행사로 시작하는 데는 조영식(趙永植) 경희학원장 가족과 디오스다도 마카파갈 전 필리핀 대통령(97년 작고) 가족의 2대에 걸친 교류가 배경에 깔려있다.

아로요 대통령은 마카파갈 전 대통령의 딸이며 조 총장은 조 학원장의 아들이다.

아로요 대통령 부부와 조 경희학원장 부부, 조 총장 부부 등이 서울 시내 모처에서 함께 할 이날 식사는 아로요 대통령의 방한이 결정되자마자 조 총장의 제의로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두 가족의 교류는 1965년 조영식 당시 경희대 총장과 디오스다도 마카파갈 당시 필리핀 대통령의 친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계대학 총장회의와 관련해 마닐라를 찾았던 조 당시 총장은 10년 위의 연배인 마카파갈 대통령과 친해졌다.

한국으로 돌아온 조영식 학원장은 이듬해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마카파갈 전 대통령 가족을 한국으로 초청했다.

이때 대학 1학년이었던 조 학원장의 아들 조정원 총장은 역시 대학 1학년이었던 아로요 대통령을 처음 만났다. 둘은 말이 잘 안 통해 서먹서먹한 인사말만 교환했다. 하지만 “아로요 여사의 아름다움이 첫인상으로 강하게 남았다”는 것이 조 총장의 설명이다. 그 이후 두 가족은 국제회의나 가족만남 등을 통해 뜻 깊은 만남을 지속한다. 97년 마카파갈 전 대통령이 작고했을 때 조영식 학원장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필리핀까지 찾아가 처음부터 끝까지 장례식을 지켜보았다. 1주기 때는 조정원 총장이 찾아가기도 했다. 또 아로요 대통령은 부통령 시절인 98년 경희대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2년 전 동아시아 경제 포럼에 조 총장이 참석했을 때는 기조연설을 위해 참석한 아로요 대통령이 연설 중 객석의 조 총장을 금방 알아보고 인사를 보내기도 했다. 조 총장은 “우리 큰 딸은 이미 아로요 대통령을 만나 적이 있다”며 “기회가 닿으면 자식들도 인사를 시켜 좋은 관계를 3대로 이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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