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정상회담]부시, 盧지칭에 'easy man' 소동

  • 입력 2003년 5월 15일 18시 42분


코멘트
‘An easy man to talk to.’

15일 한미 정상회담 후 백악관 정원인 로즈가든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진 기자회견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지칭해 한 표현을 둘러싸고 한미 양측이 통역내용을 정정하는 소동을 빚었다.

이 표현을 미국측 통역이 ‘얘기하기 쉬운 상대’라고 통역하자 우리 측은 ‘만만한 상대’라고 오해될 수도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결국 논의 끝에 우리 공보팀은 이 표현을 ‘대화하기 편안한 상대’라고 번역한 자료를 냈다.

부시 대통령은 2001년 3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DJ를 ‘이 사람(this man)’이라고 호칭해 논란을 빚었었다.

▼배석자 없이 ‘5분 獨對’ 파격▼

한미 정상회담에서 두 대통령은 배석자 없이 통역만을 데리고 5분간 단독대좌하는 ‘외교적 파격’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해성(李海成)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두 정상이 외교부 장관과 국가안보보좌관 등 3명씩의 보좌관을 두고 37분 동안 회담을 한 뒤 두 정상만의 별도 대좌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대개 2∼4명씩의 참모를 배석시킨 경우를 ‘단독 정상회담’으로 부를 정도로 정상간 단독 대좌는 드문 일. 이날 5분 동안의 대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우리 정부측은 노 대통령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호의의 표시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이날 부시 대통령은 로즈가든 회견 직후 10분가량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사용했던 침실 등이 있는 2층을 직접 노 대통령에게 안내하기도 했다.

이날 정상회담 직후 로즈가든에서 7분가량 진행된 공동기자회견도 매우 이례적인 것이었다. CNN 등을 통해 미국 전역에 생중계된 이날 회견은 당초 예정에 없었으나 백악관측은 회담 2시간 전 우리 측에 공동회견계획을 통보해 왔다.

워싱턴=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