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웃으며 워싱턴 떠났지만…

  • 입력 2003년 5월 15일 14시 46분


코멘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첫 번째 미국 방문은 세 가지 목적을 달성했다는 점에서는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노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동맹관계가 확고하다는 점을 확인했으며 여러 가지 중요한 문제에 있어서 함께 해결하겠다고 선언했다. 두 사람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를 공유하고 북한 핵문제를 평화적 외교적으로 해결하고 싶어 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북한에 보냈다. 노 대통령은 미국 경제계에 한국은 투자하기에 좋은 나라라는 점을 장담했다.

노 대통령은 도착할 때와 마찬가지로 웃으면서 워싱턴을 떠났다. 웃을 만한 이유가 있었다. 모든 것이 치밀하게 짜여진 각본대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서로 웃음을 보냈고 악수하고 등을 두드려주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소 외교(Smile Diplomacy)'는 두 가지 근본적인 의견 차이를 완전히 숨길 수는 없었다. 주한미군 재배치와 관련해 '통합 계획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은 이 문제에 대해 아무 것도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정상회담은 북한을 어떻게 다룰 것이냐에 대해서도 의견 차이를 감추지 못했다. 두 사람은 '국제적 협력에 기반해 평화적인 수단을 통해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제거를 원한다'고 합의했다.

문제는 두 사람이 공동의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를 분명히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한국에서의 반미감정과 남북관계라는 두 가지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 수도 있다.

미국을 비판하는 한국인들은 노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에게 자신의 희망사항들을 공식적으로 주장하지 못한 점을 비판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북한은 노 대통령이 자신의 정책을 미국의 정책에 종속시키겠다는 자발적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불평할 것이다.

케네스 퀴노네스 박사(미 인터내셔널 센터 한반도 프로그램 이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