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대선]한나라-민주당 주장 최종판세

  • 입력 2002년 12월 18일 19시 02분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대선 투표일을 하루 앞둔 18일 한나라당과 민주당 관계자들은 모두 자신들의 승리를 자신했다. 그러나 각당이 주장하는 여론조사와 판세분석결과가 상반되는 경우도 있는데다 지역별 예상득표율도 차이가 많아 마지막까지 안심을 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한나라당 주장 최종 판세▼

대통령선거일을 하루 앞둔 18일 한나라당 당직자들의 표정은 무척 밝았다. 승리를 확신하는 분위기였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집계된 당 여의도연구소의 여론조사(17∼18일 실시) 결과 단순 지지도에서는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박빙의 접전을 벌였으나 판별 분석에서는 노 후보를 앞섰다고 주장했다. 당직자들은 특히 이 후보의 지지도가 3일 연속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며 고무된 표정이었다.

한나라당은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침묵해온 다수’가 드디어 표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며 최소한 100만표차 이상의 승리를 자신했다. 이종구(李鍾九) 후보특보는 “행정수도 이전론이 수도권에서 대폭풍을 불러일으켰고, 북한 핵문제로 안정을 희구하는 세력들이 급속하게 결집하기 시작했다”며 “바닥 민심까지 고려할 경우 최소한 4%포인트 이상의 승리를 거둘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투표율을 80%로 계산할 때 4%는 대략 110여만표.

지역별 판세는 유권자의 47%가 집중돼 있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이 후보가 노 후보를 제치고 백중 우세 단계에 진입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아무리 안 돼도 5 대 5 게임은 된다는 얘기다. 노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천도(遷都)와 수도권 파탄’으로 연결시킨 전략이 40대 유권자들에게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영남지역은 당초 목표로 잡았던 70%대의 득표를 달성할 수 있는 여건을 확실하게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전략지였던 부산 경남에서 노 후보 지지율을 30% 이하로 묶는 데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선거전 초반부터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 지역으로 관심을 모아온 충청권은 최악의 경우 대전은 4.5 대 5.5 정도로 내줄 수도 있으나, 충남과 충북은 6 대 4 정도로 우세하다는 게 당의 자체 평가다.

무소속의 장세동(張世東) 후보가 18일 후보직을 사퇴한 것도 이 후보에게는 호재라는 시각이다. 군소후보들 가운데 선두를 달리기도 했던 장 후보는 한때 지지율이 2.7%에 이르렀는데 그 지지층이 이 후보와 거의 겹쳤기 때문. 한 후보특보는 “장 후보의 사퇴로 최소한 30만표 정도는 그냥 얻었다”고 말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민주당 주장 최종판세▼

민주당은 대선 투표일을 하루 앞둔 18일에도 우세 기조가 막판까지 유지되고 있다며 승리를 낙관하는 분위기였다. 정대철(鄭大哲) 선대위원장은 “노 후보가 유효득표의 4∼5% 선인 100만∼140만표 정도의 차로 승리할 것이다”고 장담했다.

특히 지난 주말부터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가 지원유세에 나서면서 한때 나타났던 지지도 격차의 축소 움직임에도 제동이 걸렸다는 게 민주당측 분석이다. 오히려 이번주 들어서는 지난주말보다 1%포인트 정도 격차가 더 벌어졌다고 민주당측은 주장한다.

이해찬(李海瓚) 선대위 기획본부장은 “언론사의 여론조사결과와 자체 여론조사를 종합해볼 때 투표율을 80%로 가정할 경우 판별 분석에서 2.5∼5%포인트 정도 앞서고 있다”며 “최악의 경우 투표율이 75%선으로 낮아지더라도 2.5%포인트 차로 승리할 것이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최대 표밭인 수도권에서는 10%포인트 가량 앞서고 있고 충청 호남 제주지역에서도 모두 이회창 후보를 앞서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강원지역도 정몽준 대표의 지원 유세 이후 분위기가 상당히 호전됐다는 것. 또 최대 전략 요충지인 부산의 경우 노무현 후보 지지도가 40% 선에 육박하고 있고 경남은 20∼25% 선, 대구 경북은 15∼20% 선의 득표율을 올릴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민주당은 또 다른 유리한 요인으로 부재자투표와 사표(死票)방지심리를 들고 있다. 통상적인 여론조사에는 반영 안된 부재자투표에서 최소 15만∼20만표 정도의 격차를 이미 확보한 데다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 지지층이 사표 방지를 위해 상당수가 노 후보 지지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 섞인 분석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선전(善戰)중인 부산 경남(PK)지역에서 과거 노 후보가 세 차례 낙선했을 때처럼 ‘여론조사보다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왔던 전례가 되풀이될 가능성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지지후보를 결정 못한 부동층이 20% 초반대로 줄어든 점을 들어 현재의 우세 기조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막판 부동층은 투표하지 않을 기권층이 대부분이어서 별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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