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합동토론]첫대결후 세후보측 반응

  • 입력 2002년 12월 4일 01시 16분


3일 첫 TV합동토론을 마친 각 당 대통령후보는 토론회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을 받고는 하고 싶었던 말을 다하지 못한 데 대해 미련이 남는 듯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나 대변인들은 토론회 직후 일제히 “우리 당 후보가 제일 잘했다”며 자화자찬성 성명을 내놓았다.

▽후보들 소감〓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세 후보가 열심히 서로 주장하고 많은 것을 토론했다. 이제 이런 합동토론은 꽤 의미가 있다”면서도 “97년 대선 때에도 그랬지만 시간이 짧은 게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는 토론회 이후 지지율 변화에 대해서는 “두고봐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후보의 정책과 비전이 드러나는 게 바람직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토론회는 항상 아쉬운 것”이라고 운을 뗀 뒤 “어느 분이 잘못했다고 말할 수는 없고 다들 비난을 자제하고 성실히 임했는데, 차별화가 이뤄졌는지는 국민이 판단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토론방식이 동문서답이 나올 수 있도록 돼 있었는데 앞으로는 초점을 모을 수 있는 방식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당원들이 만족하는 것을 보니 평가도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하면서도 “다른 후보들은 입씨름을 하느라 구체적인 대안을 말하지 않았다”고 이, 노 후보를 꼬집었다.

▽각 당 평가〓TV토론이 끝나자마자 각 당이 내놓은 공식 논평은 후보들의 토론보다 더 격렬하게 맞부닥쳤다.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노 후보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인하는 듯한 분열적 국가관을 온국민 앞에 그대로 노출시켰다”며 “오늘 TV토론을 기점으로 ‘이회창 대세론’이 급속히 확산돼 정권교체가 꼭 이뤄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논평했다.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이 후보도 잘 했으나 때로는 초점을 놓쳤다”며 “노 후보는 대통령이 될 사람으로서 국정의 중요 문제들을 제대로, 균형되게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민노당의 김종철(金鍾哲) 대변인도 “권 후보가 국민이 하고 싶은 말을 대신 다해 준 속 시원한 토론이었다”며 “노무현 이회창 후보의 진흙탕 싸움에서 권 후보가 깨끗한 모범답안을 제시했다”고 논평했다.

KBS 스튜디오에서 직접 토론회를 지켜봤던 각 당 당직자들의 평가도 극과 극이었다.

한나라당 신경식(辛卿植) 대선기획단장은 “이 후보가 안정적인 국정운영 능력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해 30%의 부동층을 끌어들일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권철현(權哲賢) 후보비서실장은 “노 후보는 설득력이 떨어지고 논리보다는 정서에 호소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꼬집었다.

반면 민주당 임채정(林采正) 정책위의장은 “노 후보는 부드럽게, 하지만 필요할 때는 공격적으로 이 후보의 약점을 공략했다”며 “지도자 자질을 충분히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이재정(李在禎) 유세연수본부장은 “이 후보는 예상질문 외에는 적절히 대답하지 못하더라”고 말했다.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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