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非盧-탈당파 움직임]'鄭후보 지지' 묵시적 합의

  • 입력 2002년 11월 20일 01시 05분


민주당 내 비노(非盧)파 의원 8명과 대통령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 소속 탈당 의원 11명은 19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가진 만찬 모임에서 사실상 ‘정몽준(鄭夢準) 후보 지지’에 의견을 모았다.

이날 모임은 정균환(鄭均桓) 원내총무와 장재식(張在植) 의원 등 당에 남아 있는 비노파 의원들이 탈당 의원들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 총무는 “후보단일화를 위한 역사적인 사건을 만들었다. 일등공신이다”며 탈당 의원들을 치켜세웠다.

참석의원들은 특정 후보를 직접 거명할 경우 단일화 협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본선경쟁력이 높은 후보가 돼야 한다”고 우회적 표현을 쓰긴 했지만 실제로는 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일부 의원들은 모임에서 “민주당에 복당하게 될 경우 과거의 당직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한 참석 의원은 회동 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단일화가 깨지면 당도 깨진다. 노무현(盧武鉉) 후보로 단일화돼도 노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의원이 많을 것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때문에 회동 후 당 안팎에서는 민주당 내 비노파와 탈당 의원들이 ‘정몽준 지지’를 위해 공동 대응키로 암묵적인 합의를 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한편 이인제(李仁濟) 의원은 이날 저녁 지난 경선 때 자신을 도왔던 특보들과 회동, 진로 문제를 논의했다. 한 측근은 “이 의원이 단일화 협상이 잘 안 되면 2, 3일 안에 움직일 것이다”고 전했다.

이 의원과 정 총무,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경기의 한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함께 하며 향후 행보를 논의했다. 이와 관련해 박 최고위원은 “본선경쟁력이 높은 후보가 돼야 한다. 단일화 협상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