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의원들 진로놓고 고민에 고민…JP, 오장섭총장 경질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7일 오장섭(吳長燮) 사무총장을 전격 경질했다. 김학원(金學元) 총무가 6일 밤 소속의원 13명 중 10명이 참석해 진로문제를 논의한 긴급 모임의 분위기를 상세히 보고한 직후였다.

자민련의 한 관계자는 “당 결속을 책임져야 할 사무총장이 다른 당을 노크하고, 심지어 다른 의원들까지 선동하는 것을 JP는 못마땅해 했다”고 말했다. 오 전 총장은 자민련 내의 대표적인 친(親) 한나라당 인사로 알려져 있다.

오 전 총장의 경질은 자민련 의원들의 고민을 상징하고 있다. JP는 독자생존을 강조하고 있지만 대선후보조차 못내는 비교섭단체 정당에 계속 남아 있자니 장래가 불안하고, 자칫 혼자 뛰쳐나갔다가는 ‘배신자’ ‘철새’ 소리를 듣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의원들 사이에서 △한나라당 지지 △이인제(李仁濟) 의원과의 중부권 신당 결성 △민주당 탈당 의원들과 원내교섭단체 구성 △독자생존 등 온갖 시나리오가 난무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6일 밤 모임에서 일부 의원들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 지지 선언을 하자”는 주장을 펴기도 했으나 끝내 의견 통일을 보지 못했다. JP를 배신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만만찮았다는 후문이다.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주변에서는 조만간 자민련 지역구 의원 4, 5명이 입당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