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렬 北대사 "美 적대감 버리면 核포기-사찰 수용"

  • 입력 2002년 11월 3일 18시 17분


북한은 농축우라늄을 이용한 핵개발 계획 폐기 문제를 놓고 미국과 협상하고 관련 시설에 대한 국제사찰도 허용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고 뉴욕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의 한성렬 차석대사(사진)가 지난주 뉴욕타임스에 보낸 몇 건의 성명과 직접 인터뷰 및 e메일 인터뷰 등을 통해 이 같은 의사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한 차석대사는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의 폐기를 고려할 용의가 있는지’를 묻는 뉴욕타임스의 e메일 질의에 “그렇다. 나는 우리 정부가 미국의 모든 안보 우려를 해소할 것으로 믿는다”고 대답했다. 또 우라늄 시설에 대해 국제사찰을 허용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변했다.

한 차석대사는 인터뷰에 앞서 뉴욕타임스에 보낸 성명에서 “모든 것이 협상 가능하다”면서 “우리 정부는 미국이 대북(對北) 적대정책을 끝낼 의사가 있다면 대화를 통해 미국의 안보 우려를 해소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한 차석대사는 또 “미국이 협상을 거부할 경우 북한은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나 저명한 미국 정치인이 중재자로 개입하는 것을 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는 이 같은 북한의 제안에 공식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행정부 관리들은 북한이 우라늄 농축 연구소를 폐기하기 전에는 대화 거부 방침을 철회할 것 같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에 앞서 존 볼턴 국무부 차관은 1일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 초청 연설에서 “뻔뻔스럽게 협정을 어기는 정부와 대화하는 것은 어렵다”며 “북한이 완전히, 분명하게 우라늄 농축 핵개발 프로그램을 폐기하기 전에는 더 이상의 대화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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