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계 北韓송이버섯 논란

  • 입력 2002년 10월 11일 18시 18분


일본 정계에 때아닌 ‘북한 송이버섯’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17일 평양에서 북-일 정상회담을 가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으로부터 북한 특산물인 송이를 선물받았다는 항간의 소문에 대해 여야의원들이 공개적으로 이를 문제삼고 나선 것.

의원들은 “일본인들이 북한에 납치돼 상당수가 이미 사망했다는 비보를 듣고서도 송이 선물을 챙겨 돌아올 수 있단 말이냐”며 들끓고 있는 북한 비판여론에 맞장구를 치고 나섰다. 이에 대해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저녁 기자들과 만나 “상대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그렇게 소란을 피울 문제가 아니다”고 말해 선물을 받은 사실을 간접 시인했다.

한편 요미우리신문은 당시 평양회담에 동행했던 한 정부 관계자의 말을 빌려 선물 받은 송이는 300상자가량이었으며 이 때문에 잠시 소동이 있었다고 11일 전했다.

회담이 끝난 뒤 평양 순항공항을 떠날 무렵 북한 외무성 담당자가 나타나 “장군님(김 위원장)의 선물”이라며 송이 상자를 전용기에 실으려 했다는 것. 이에 일본측 경호담당자가 “X선 검사를 해야 한다”며 저지하자 북한측은 “장군님 선물을 의심하느냐”고 해 옥신각신하다 결국 일본측이 형식적인 검사만 하고 송이상자를 실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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