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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0월 10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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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정책질의는 완전히 외면하고 현정권의 비리의혹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비자금 의혹 등에 대한 폭로전으로 일관했다. 이 같은 국회 파행에 대해 시민단체는 물론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도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 전갑길(全甲吉) 의원은 “97년 대선 직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한인옥(韓仁玉) 여사가 부천 신앙촌 사건의 김병량씨와 시온학원 관계자들로부터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을 수수했다”며 “한인옥씨와 김병량씨의 부인 장모씨는 인척관계”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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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석찬(宋錫贊) 의원은 “이회창 후보는 파렴치한 부동산 투기꾼” “민족일보 사장에 사형언도를 내리고 언론말살에 앞장섰다” “이회창 후보 부친 이홍규(李弘圭)씨는 일제 민족탄압의 앞잡이”라며 원색적으로 이 후보를 비난했다.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의원은 “노벨상을 타기 위해 정부가 정상회담의 뒷돈을 북한에 제공했고, 북한에 준 4억달러를 메우기 위해 현대상선이 노르웨이 빌헬름센이라는 회사에 자동차 운송선을 특혜로 매각했다”며 “매각대금 중 3000억원이 정상회담의 뒷돈을 메우는 데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엄호성(嚴虎聲) 의원은 “청와대 김한정 부속실장이 노벨상 수상 이전에 노르웨이를 수차례 방문, 로비했다”며 “김 부속실장의 여권을 조사하고, 즉각 수사에 착수하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한 여사와 장모씨는 인척관계가 아니다”고 즉각 부인했고, 청와대 김한정 부속실장은 “공직자로서 노르웨이에 갔던 것은 김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식과 그 직전 있었던 라프토인권상 수상식에 참여한 것이 유일하다”고 반박했다.
이 같은 폭로공방에 대해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의원은 “대선을 앞두고 양당이 사생결단식으로 모든 것을 걸고 폭로하고 있다”며 “대정부질문이라는 본래의 취지에 반하는 잘못된 정치행태”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박헌기(朴憲基) 의원도 “대정부질문이 아니라 전투장이나 선거운동장 같다”며 “대정부질문서를 정부에 먼저 보내고 국회에서는 정부측 답변을 먼저 들은 뒤 일문일답식 보충질의를 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