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사랑도 때론 病”

  • 입력 2002년 8월 20일 19시 03분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자신의 팬클럽인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이들의 모임)의 지나친 ‘애정’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18일 전북지역 노사모 회원들이 ‘노 후보 지키기 운동’의 일환으로 정균환(鄭均桓) 총무의 고창 지구당에서 항의 시위를 벌임으로써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하게 됐기 때문이다.

상황이 다급해지자 노 후보는 19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공개서한을 통해 노사모의 자제를 촉구했다.

그는 “이번 항의방문으로 입장이 난처해졌다. 나와 무관하게 이뤄진 일이라고 해도 (당에서) 그렇게 잘 믿어주지 않는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많은 당원들이 나를 비난하게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 총무는 자신의 원칙과 소신을 뒤집는 언행을 한 적이 없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전북노사모측은 “노 후보에게 누가 된다면 이제부터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노 후보의 국민통합 정신을 훼손하는) 정 총무의 태도에 변화가 없으면 노사모 이름으로 낙선시킬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노 후보의 한 참모는 “노사모는 자발적인 정치인 팬클럽이기 때문에 그 활동에 대해 노 후보도 함부로 왈가왈부하기 어렵다는 점이 노 후보의 딜레마”라고 말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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