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공식화폐 평가절하

  • 입력 2002년 8월 12일 14시 34분


북한이 지난주 경제를 소생시키기 위한 개혁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공식 화폐인 원화의 달러 대비 가치를 평가절하했다고 11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익명을 요구한 북한내 외국인 거주자들의 말을 인용, 북한의 공식 원화가치는 1달러당 2.15원에서 150원으로 평가절하됐으나 암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200원에 비하면 아직도 높게 평가된 상태라고 전했다.

임금인상과 가격통제정책완화 등 지난달 1일부터 시작된 경제개혁조치는 주민통제가 전세계에서 가장 심한 국가인 북한이 시장경제요소를 일부 채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또 1950년대 이후 북한 경제정책의 골간인 배급제를 부분적으로 폐지한 것 역시 중요한 변화라고 지적했다.

북한경제 분석가들은 수년간 경제운용 실패와 수십만명의 사망자를 낸 최근 10년간의 식량난 등 경제실상을 반영, 원화를 평가 절하해야 한다고 조언했었다.

LA 타임스는 그러나 북한 당국은 원화 평가절하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관리들은 최근 일련의 개혁조치들은 경제 사회계획을 보다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것이지 계획경제의 폐지가 아니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화폐체계는 외화교환시 외국인들과 북한고위층들에게 발행되는 돈표와 일반화폐로 나눠져 있는데 이번의 평가절하는 일반화폐에 적용되는 것으로, 화폐체계 단일화의 움직임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은행 박석삼(朴錫三) 북한경제팀 과장은 "북한정부는 이번 조치로 공식거래 환율을 암시장 수준에 접근시켜 북한 주민들이 금융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달러화를 시장으로 끌어내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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