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신당 깃발]'중도+개혁'…색깔 갈등 예고

  • 입력 2002년 8월 11일 18시 36분


민주당이 ‘중도개혁주의’를 이념으로한 신당 창당을 공식 의결했지만 벌써부터 신당의 노선을 둘러싼 갈등이 나타나고 있다.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현 민주당 노선을 그대로 승계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하고 있지만 향후 신당 창당과정에서 당의 색깔을 둘러싼 갈등이 예상되고 있다. 사람에 따라 ‘중도개혁’이란 말의 의미를 다양하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민주당 내 다양한 신당 추진파들 간에 신당의 색깔에 대한 명확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바람에 신당에 누구를 끌어들일 것인지를 놓고 현격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중도파와 비주류 인사들은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와 민국당 김윤환(金潤煥) 대표 등 보수적 인사들까지를 망라하는 ‘거대신당’을 목표로 이들과의 접촉하고 있다.

반면 개혁성향이 강하고 노 후보를 지지하는 ‘민주개혁연대’측은 10일 자민련과의 통합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노 후보도 “우리 당에도 생각이 바른 사람들이 있다”며 민주개혁연대의 자민련과의 통합 반대 선언에 대해 “옳고 바른 얘기”라고 공감을 표시했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이런 갈등 양상을 의식한 듯, “‘중도’를 강조하느냐,‘개혁’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시각차가 발생할 수 있다”며 “양자를 모두 아우르는 것이 ‘중도개혁’ 아니냐”고 말했다.

개헌 문제 역시 신당 창당과정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중도파와 비주류 등은 ‘권력분점형 개헌’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를 신당 정강정책에 명기하고, 대선 후보의 공약으로 내세운 뒤 2004년 개헌을 하자는 시나리오까지 제시하고 있다.

반면 노 후보 지지자들은 개헌 논의 자체에 대해서는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책임총리제’ 등 현행 헌법의 범위에서 얼마든지 절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권력분점을 하더라도 개혁세력이 주도권을 쥐는 권력구도를 염두에 두고 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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