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先사퇴 거부’ 신당 배수진

  • 입력 2002년 8월 6일 18시 20분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6일 당 일각의 ‘선(先) 후보직 사퇴’를 사실상 거부하고 ‘개혁신당 창당’을 통해 상황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함으로써 친노(親盧)-반노(反盧)세력간의 대치전선이 좀 더 뚜렷하게 형성될 전망이다.

노 후보측은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주장한 ‘백지신당론’에 동조해온 당내 비주류 및 일부 중도파의원들의 주장의 배후에 ‘노무현 주저앉히기’ 음모가 개재돼 있다는 판단을 해왔다.

따라서 노 후보의 이날 발언은 선 후보사퇴 주장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강수로 보인다.

문제는 그의 발언이 8·8 재·보선 이후를 겨냥해 진행돼온 양 진영의 세결집 움직임을 가속화할 것이란 점이다.

대표적 친노 그룹인 ‘민주개혁연대’(가칭)는 이해찬(李海瓚) 이상수(李相洙) 이재정(李在禎) 김경재(金景梓) 의원 등을 중심으로 적극 반노 세력을 제외한 전 의원을 맨투맨으로 접촉하며 세 불리기 작업을 진행중이다. 현재까지 적극 동참 의사를 밝힌 의원은 42명.

개혁연대는 이날 오전 모임에서 신당 창당과 관련된 표 대결 등에 대비, 원외위원장을 포함한 당무위원들을 최대한 동참시키기로 의견을 모았다.

물론 친노세력 내에서도 신당문제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소 엇갈리고 있다.

김원기(金元基)천정배(千正培) 의원 등은 “신당 논의 자체를 거부할 수는 없다”는 입장인 반면 이강래(李康來) 의원 등은 “어차피 신당은 어렵다. 신당론에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영배(金令培) 안동선(安東善) 의원 등이 주축이 돼 움직이고 있는 반노 진영은 재·보선 다음날인 9일을 ‘D데이’로 잡고 신당 창당을 당 공식기구에 의제로 상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한 관계자는 “현역 의원 30명 정도가 9일 신당 추진을 요구하는 성명서 형식의 건의서를 당 지도부에 낼 것이다”며“이미 신당 추진을 위한 법적 검토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한편 반노 진영 내에서도 이인제(李仁濟) 의원과 가까운 수도권 충청권 의원들은 노 후보의 선 후보사퇴를 요구하고 있으나 설훈(薛勳) 의원 등은 신당 창당 때까지는 노 후보의 법적 지위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등 미묘한 견해차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양 진영 모두 신당의 간판을 누구로 할 것이냐는 대목에 들어가서는 ‘십인십색’의 양상이어서 최종적인 의견수렴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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