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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6월 20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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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홍(崔成泓) 외교통상부장관과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외교부장이 19일 회동에서 ‘조속하고 원만한 해결’을 약속했지만, 현재 한중 간에는 크게 세 가지 문제가 걸려 있다.
첫째는 캐나다대사관에 체류 중인 탈북자 2명을 포함해 총 23명의 한국행 성사 여부이다. 정부는 중국 내 외국공관에 진입했던 탈북자들의 한국행이 성사됐다는 점에 비춰 이 문제는 시기상의 문제일 뿐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중국 공안의 우리 공관 진입 및 외교관 폭행은 탈북자들의 한국행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우리 정부는 이를 주권침해로 간주, 연행된 원씨 신병을 인도하고 사과 및 재발방지를 약속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중국 정부는 공안의 공관 진입 자체를 부인하면서 우리 외교관이 공무집행을 방해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좀처럼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중 간에는 향후 예상되는 유사사건의 처리 방안을 둘러싼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중국 측은 주중 한국공관이 탈북자들의 한국행을 위한 통로가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우리 정부는 공관에 들어와 한국행을 희망하는 사람들의 희망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세 가지 문제는 각각 분리된 사안이 아니고 서로 맞물려 있다. 결국 한중 양국이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절충점을 모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현재로서는 중국이 탈북자 23명의 한국행을 허용하고 이번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는 것으로 타협책을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중국이 강제구인했던 원씨를 돌려보내는 것은 중국이 사실상 우리 정부의 원상회복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경우 중국으로서도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할 명분을 마련할 수 있다. 중국은 이와 함께포괄적인 유감표명을 통해 한국 외교관이 공무집행을 방해했다는 주장을 철회하지 않은 채 공관진입 논란을 피해 나가려 할 가능성도 있다.
우리 정부로서도 중국과의 대립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의 유감표명 수위가 사태 해결에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