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무회의 "지도부 사퇴" "기회 달라" 진통끝 재신임

  • 입력 2002년 6월 19일 18시 41분


19일 열린 민주당 당무회의에서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의 재신임 문제와 함께 한화갑(韓和甲) 대표 등 당 지도부에 대한 재신임 문제를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일부 비주류 의원들이 반대의견을 제기하긴 했지만 노 후보 재신임안은 만장일치로 인준됐다. 그러나 당 지도부에 대해서는 선거 참패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사퇴 주장이 잇따랐다. 이날 회의에는 비주류 인사 상당수가 불참했다.

▽후보 재신임 논란〓대구시지부장인 박상희(朴相熙) 의원이 먼저 “어제 최고위원회의 지도부 재신임 결정은 책임정치를 위반하는 것이다. 책임져야 할 지도부에 면죄부를 주는 것은 잘못됐다”고 공격했다.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도 “아무런 기득권 포기가 없는데 쓸만한 외부세력이 들어올 수 있겠느냐”며 기득권 포기를 요구했다.

그러나 송영길(宋永吉) 의원은 “후보에게 전권을 줘서 재·보선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고 장성민(張誠珉) 당무위원은 “국민경선을 통해 뽑은 후보를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바꾼다면 민의를 저버리는 배신행위이다”고 주장했다.

이상수(李相洙) 의원과 추미애(秋美愛) 최고위원 등도 “후보에게 상처를 줄 수 있으므로 재신임을 빨리 해주자”고 가세했다. 한 대표는 “8·8 재·보선 이후 재경선 문제는 당 발전 및 쇄신특위에서 논의하자”며 논의를 매듭지었다.

▽당 지도부 재신임〓당 지도부의 재신임 문제를 놓고는 당권파와 쇄신파, 비주류 측의 이견이 팽팽히 맞서 진통을 겪었다.

박범진(朴範珍) 당무위원은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 최고위원이 전원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홍재형(洪在馨) 의원도 “후보와 지도부 모두 재신임될 경우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며 지도부 사퇴를 촉구했다. 김경재(金景梓) 의원은 최고위원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러나 배기선(裵基善) 의원은 “노 후보와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자”고 주장했고 김옥두(金玉斗) 의원도 “재신임을 해주자”고 거들었다.

한 대표는 “한 번 기회를 주시면 잘하겠다”며 박 위원과 홍 의원의 양해를 구한 뒤 “지도부 재신임안을 가결하겠다”며 의사봉을 두드렸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