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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5월 31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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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유권자의 절반인 여성표를 잡기 위해 다양한 선거활동을 펼치고 있다. 여성 복지와 지위 향상에 관한 공약 제시는 기본이고 여성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한 이색 아이디어가 만발하고 있다.
한나라당 박태권(朴泰權) 충남지사후보는 정무부지사를 여성으로 임명하고 고위직 여성 비율을 높이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그러자 자민련 심대평(沈大平) 충남지사 후보는 “여성의 공직진출기회 확대는 자리를 만든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실제로 인물을 키워 여성정책담당관까지 두었다”고 맞불을 놓았다.
대전시장 선거에 출마한 자민련 홍선기(洪善基) 후보는 ‘쇼핑투어단’을 만들어 백화점 의류상가 등을 집중적으로 돌면서 주부와 젊은 여성의 마음을 겨냥하고 있다. 한나라당 염홍철(廉弘喆) 대전시장 후보는 주부 시청률이 높은 오전 10시로 TV 방송연설 시간을 잡았다.
무소속 정호선(鄭鎬宣) 광주시장후보는 평소 남자들이 잘 가지 않는 화장품 가게나 피부몸매관리소 병원 등 여성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주로 찾고 있다. 또 광주 북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오주(吳州) 후보는 수십 곳의 주부노래교실을 집중 공략대상으로 정했다. 그는 주부노래교실에 들러 가능하면 노래도 한 곡조씩 뽑을 생각이다.
적잖은 후보들은 복장도 여성들의 취향을 고려해 선택한다. 무소속 김현종(金鉉宗) 전주시장후보는 여성들에게 ‘정열의 사나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항상 빨간색 잠바를 입고 다닌다. 대구시장 선거에 나선 한나라당 조해녕(曺海寧) 후보는 전문 코디네이터가 여성 유권자들의 미적인 감각을 고려해 추천한 장소별 복장 품목 포스터를 선거 사무실에 걸어놓았다.
여성표를 겨냥한 후보들의 정책 대결도 뜨겁다.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안상영(安相英) 후보가 24시간 보육시스템 마련, 여성발전기금 100억원 조성, 여성창업지원 센터 설치 등의 공약을 내걸자 민주당 한이헌(韓利憲) 후보도 보육시설 확대를 위한 예산 집중투입과 여성 일자리 창출 등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또 울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박맹우(朴孟雨) 후보는 시립여성소프트대학을 건립해 IT산업 종사 여성인력을 키우겠다고 공약했고, 민주노동당 송철호(宋哲鎬) 후보는 여성보육시설 대폭 확충, 여성발전기금 30억원 조성 등을 공약했다.
한 기초단체장 후보는 “여성들은 서로 모여 얘기를 많이 나누기 때문에 여론파급효과가 큰 데다 남성들보다 월드컵 열기에 덜 휩쓸린다는 점 때문에 각 후보들이 ‘여심(女心) 낚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