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면 암살될 가능성 높다” 망명지휘 NGO대표 주장

  • 입력 2002년 5월 23일 00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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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한 장길수군 친척 5명이 중국 선양(瀋陽)의 일본총영사관에 망명을 요청하러 들어갈 때 현장에서 이를 지휘한 문국한(文國韓·가명·48)씨가 22일 오후 이들 5명이 중국을 출발했다는 소식을 들은 뒤 도쿄(東京)에서 긴급 내외신 기자회견을 가졌다. 문씨는 이날 눈만 보이는 수술복을 입고 나와 70여명의 기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끌었다.

문씨는 자신을 ‘길수군 가족 구명을 위한 국제연대 대표’라고 소개하고 “이들 5명을 그들이 원하는 미국으로 보내지 않고 한국으로 보낸 것은 잘못”이라고 미국과 유엔을 비난했다.

그는 “미국이 이들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북한에서 굶주리고 박해받고 있는 2000만명을 방치하는 것으로 세계의 수많은 양심세력으로부터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에는 수백만명의 좌경세력이 있고 북한 스파이들이 활동하기 좋은 지역이어서 암살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들을 한국으로 보낸 것은 정치적 음모이며 북한의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문씨는 길수군 친척들은 처음에는 미국 영사관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담이 높고 경비가 심해 항상 문이 조금 열려 있던 일본 영사관으로 바꾸었다고 밝혔다.

문씨는 수술복을 입고 나온 데 대해 “병든 북한을 수술하던 중에 왔기 때문에 그대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얼굴이 알려지면 활동하는 데 지장이 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그는 주일 미국, 중국 대사관 등에 이들 5명의 선처를 부탁하기 위해 도쿄에 와 있었다고 말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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