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랑(金太郞) 최고위원이 먼저 “한 대표가 최근 ‘노 후보의 정책 중심 정계개편에 찬성하며 모든 기득권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는데 정계개편의 정의와 시기가 불분명해 당내의 걱정과 우려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기득권 포기’는 해석하기에 따라 ‘지난달 27일 전국대의원대회에서 확정된 당의 구조를 다시 바꿀 수도 있다’는 뜻으로 비친다고 김 최고위원은 덧붙였다.
또 이협(李協) 최고위원은 “노 후보의 정계개편 관련 발언들에 대한 배경 설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은 “정계개편의 시기가 지방선거 전인지, 후인지에 대해 노 후보가 14일 관훈토론회에서 분명한 생각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한 대표는 “정계개편의 구체적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기득권 포기’는 노 후보의 당선을 위한 방법론 차원에서 얘기한 것이지 당의 구조 개편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박 최고위원이 말을 받아 “이 자리에서 즉흥적으로 논의하지 말고 17일 전체 의원 워크숍에서 심도 있게 논의하자”며 논란을 정리했다.
회의에선 쇄신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내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아들들의 비리의혹에 대해 당 지도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문과 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여론이 많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 문제도 17일 논의해 공식 입장을 정하기로 결론이 났다.
한편 이날 한 대표는 “당무에 전념하기 위해 전남 무안-신안 지구당 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으나 다른 최고위원들이 “좀 더 논의해보자”며 만류해 일단 위원장직 사퇴를 유보했다. 한 대표의 이런 결정은 ‘정계개편을 위해 몸을 가볍게 하는 것 아니냐’는 등의 구구한 해석을 낳았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