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노사모 갈등 증폭…노사모, 법적 대응 강구

  • 입력 2002년 5월 9일 11시 47분


한나라당과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노사모)간 대립이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지난 7일 한나라당 박원홍 홍보위원장의 "노사모는 사이비종교집단과 비슷하다"는 발언으로 시작된 이번 사태는 노사모가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한나라당과 박 위원장에게 강력하게 항의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박 위원장은 노사모에 대해 "특히 초등학교 입학도 안한 아이들을 청소년 회관에 모아놓고 사이비종교 비슷한 의식을 지내는 것이 노사모"라며 "노사모가 권력을 등에 업은 '정치 룸펜'이라는 지적도 있다"고 폄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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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박 위원장은 "문화혁명 때 홍위병 같은 방식은 안된다"며 "사이비종교 비슷한 것이, 뚜렷이 바라는 노선도 없이 무조건 노무현을 띄우고, 이회창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한 불순한 동기를 갖는 것은 안된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노사모가) 미성년자까지 그렇게 동원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말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노사모측은 "박 위원장의 발언은 명백한 왜곡이며 실수가 아닌, 의도적인 망언"이라고 규정하고 명계남 회장 등 중앙집행간부들의 한나라당 당사 앞 1인시위를 9일 오후 6시까지 연이어 진행할 계획이다.

또 노사모는 ▲박원홍 위원장의 한나라당·노사모 홈페이지 등에 공식사과문 게재 ▲한나라당의 공식입장 표명과 박의원의 홍보위원장 해임 및 노사모에 대한 공식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9일 오후 6시까지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노사모는 한나라당과 박위원장이 정해진 시간까지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민·형사상의 법적조치를 비롯한 지속적이고 강력한 대응을 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박위원장의 홈페이지(www.parkwonhong.com) 게시판에는 문제의 발언이 보도된 지난 7일 이후 약 3000여건의 관련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외노사모'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어쩌자고 생각없이 이런 실언을 하시어'라는 제목으로 "가만히 있는 전세계 노사모 회원들의 심기를 건드리셨나요? 사태가 더 커져 불미스런 일 당하시기 전에 얼른 사죄를 하시지요. 저는 무교이구요, 현재 미국에서 교사로 있구요, 노사모에 가입하게 된 동기는 바로 그들의 희망을 일구는 적극성과 자발성이 너무도 좋아 보였기 때문이지요"라며 박위원장의 사과를 촉구했다.

또 실명을 밝힌 이남걸씨는 '국회의원이면 국회의원이지 내가 뭐 어째다고'라는 글을 통해 "내가 광신도라고? 도대체 무슨생각이요? 다른 사람은 모르겠소. 내가 아는 수많은 노사모는 절대로 그런사람 하나 없소. 룸펜은 뭐요? 난 하나만 보고 노무현 을 지지 하오. 지역감정해소요."라고 자신의 노사모 가입이유를 밝혔다.

반면 '모야이거'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이들은 자기들에겐 입뻥끗 하는것도 싫은가보다. 노사모가 무슨 성역인가? 허기야 노무현 외에는 안된다는 흑백논리에 싸여있다. 그게 과연 누굴위한 걸까"라며 박위원장의 발언을 지지하기도 했다.

최건일 동아닷컴기자 gaego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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