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아들문제 마음정리…청와대 "최악상황 염두"

  • 입력 2002년 5월 6일 18시 13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아들들의 처리문제에 대해 6일 ‘검찰수사를 통한 엄정한 처리’ 의사를 밝힌 것은 이미 마음의 정리를 마쳤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검찰 조사결과에 따라 처리될 것’(4월26일)이라는 지금까지의 태도와는 사뭇 다른 어조다.

더욱이 이번 성명 발표는 홍업(弘業) 홍걸(弘傑)씨에 대한 검찰의 주변 수사가 마무리되고 이들에 대한 소환이 임박한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김 대통령이 ‘정면돌파’ 결심을 굳힌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김 대통령이 성명에서 “저희 내외도 이 문제로 고민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고통스러운 속내를 털어놓은 대목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실제로 청와대 내에서도 “어차피 닥칠 일이라면 월드컵 이전에 빨리 털어 버리는 게 좋겠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김 대통령으로서도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둔 채 마음을 다잡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 대통령이 아들들의 처리 문제와 관련해 당장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특히 홍걸씨를 검찰소환 이전에 자진 귀국시키는 일에 대해 청와대 측은 일단 부정적이다. 다만 검찰이 정식 소환하면 곧바로 응하겠다는 태도다.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 관계자는 “필요한 시점에 검찰 조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청와대는 홍걸씨의 귀국 시기 및 변호사 선임 문제, 검찰 출두 방식 등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홍걸씨가 귀국해도 마땅히 머무를 곳이 없는 터여서 귀국 즉시 검찰에 출두하는 형식이 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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