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李仁濟) 고문이 경선을 중도에 포기하고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다시피 하면서 투표율과 경선의 긴장감이 급감하자 정 후보에 대한 선호표가 ‘부담 없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 후보는 이날 두 차례의 유세에서 “야구시합도 9회말 투아웃, 투스트라이크 스리볼 부터이다. 게임은 안 끝났다”며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결과적으로 그의 호소가 먹혀든 셈이다.
또 노 후보가 연설 중간에 경기지사 경선 후보 중 진념(陳稔) 전 경제부총리만 소개한 것이 경쟁자인 김영환(金榮煥) 의원과 임창열(林昌烈) 지사의 지지자들에게는 감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그러나 이날 경선 결과를 놓고 “노풍(盧風)이 한풀 꺾인 것이 아니냐”고 해석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노 후보는 경기 경선 결과에 대해 “선거인단이 국민적 축제를 좀더 멋있게 해보고 싶었다는 정도로 이해한다. 선거인단이 멋을 좀 부린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 후보 측이 다소 안이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28일 마지막 지역 경선인 서울 경선에 참여하는 선거인단이 1만7153명이고 두 후보의 누적표차는 7759표이므로 이론상으로는 역전이 가능하다.
그러나 역전이 이뤄지려면 최소 70%의 투표율에다 정 후보가 85% 가까운 득표를 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한편 정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패기와 박력, 꿈과 비전을 가진 이인제 고문은 우리 당과 함께 끝까지 같이 가야 한다”며 경선에 나섰던 후보들 모두 28일 서울 경선에 참석해 당선자를 축하해 줄 것을 제안해 선거인단으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