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서울-부산시장후보들 '李心' 중립성 의심

  • 입력 2002년 2월 9일 15시 58분


한나라당 의원들의 시·도지사 선거 출마 선언이 이어지면서 ‘이심(李心·이회창 총재의 의중) 중립’ 논란도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이 총재의 중립 시비는 권철현(權哲賢) 의원이 기획위원장직을 사퇴하고 부산시장 출마의사를 밝힌 뒤 촉발됐다.

권 의원이 “(기존의 후보들에 대해) 부산 시민들의 여론이 좋지 않고, 이 총재도 그같은 사실을 여러 경로를 통해 보고받아 잘 알고 있다”며 ‘이심’을 업은 듯한 뉘앙스를 풍겼기 때문이다.

부산지역의 일부 의원들은 이에 “권 의원은 이 총재 측근들과의 불화 때문에 경질됐다”고 맞불을 놓는 등 ‘이심 논란’이 비방전의 수준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두고도 홍사덕(洪思德) 의원 측과 이명박(李明博) 전 의원 측은 ‘이심’을 둘러싸고 치열한 물밑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홍 의원을 지지하는 일부 인사들이 “이 총재의 속마음은 홍 의원에게 있으며, 당 차원의 비공식 조사에서도 홍 의원이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주장을 펴면서 서울지역 지구당위원장들 사이에 논란이 꼬리를 물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전 의원 측은 “홍 의원 측이 터무니없는 얘기를 퍼뜨리고 다니고 있다”며 발끈하고 있다.

이 때문에 김무성(金武星) 총재비서실장 등 이 총재 측근들이 각종 비공식 모임에서 “이 총재는 절대 중립”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나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총재 본인도 최근 윤영탁(尹榮卓) 의원이 대구시장 출마 의사를 밝히고 지원을 요청하자 “어느 한 쪽 편을 들 수는 없다”며 손을 내저었다는 후문이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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