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예비주자들 전경련 '정치자금 독립선언' 반응

  • 입력 2002년 2월 9일 15시 57분


‘재계 의견 반영할 후보를 지원하겠다’는 전국경제인연합회의 대선 방침에 대해 여야 대선예비주자들은 꽤 복잡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재계가 당연히 그동안 보수 정책을 표방해온 한나라당을 선호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가뜩이나 ‘친(親) 재벌당’ 소리를 듣고 있는 마당에 재계에서 반(半) 공개적으로 한나라당 지지 의사를 내비치기라도 하면 좋을 게 없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한 핵심 당직자는 “재계가 정말로 우리를 도울 생각이면 남들이 모르게 도와야지 겉으로 도우면 실제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재계가 한나라당을 공개적으로 지지할 움직임을 보이면 우리로선 오히려 재벌 규제 정책을 더욱 강하게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상임고문의 한 측근은 “이 고문은 시장경제의 원리에 의해 경제가 물 흐르듯 흘러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며 재계의 지지를 기대했다. 이 고문이 주5일 근무제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일자리를 만드는 대통령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것도 재계를 의식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노무현(盧武鉉) 상임고문 측은 “현재 우리나라 국민 정서상으로 볼 때 재계의 지지 표명은 양날의 칼이 될 것”이라며 재계의 지지를 기대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였다. 정동영(鄭東泳) 상임고문 측도 “재계가 한목소리로 특정세력을 지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경계했다.

송인수기자 issong@donga.com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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