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식 게이트 정치권 긴장]野 "치졸한 與 몸부림"

  • 입력 2001년 12월 20일 18시 11분


한나라당은 20일 수지 김 사건의 주범 윤태식(尹泰植)씨의 정치권 로비 의혹이 불거지자 여권의 음해라고 비난하면서도 사건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몰라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당3역 회의 브리핑에서 당소속 일부 의원이 이른바 ‘윤태식 리스트’에 오른 경위를 공개적으로 설명하면서 당과는 무관한 일임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윤씨가 관여한 ‘패스21’의 감사인 김현규(金鉉圭) 전 의원의 초청으로 이 회사의 지문 인식 기술 시연회에 당 소속 일부 의원들이 참석한 것은 사실이나, 그 이상의 관계는 없다는 얘기였다.

권 대변인은 논평에서 “아무 관련도 없는 야당 인사들의 이름을 검찰이 마치 특별한 혐의라도 있는 것처럼 흘리는 것은 야당까지 진흙탕 싸움에 끌어들여 보겠다는 치졸한 몸부림”이라며 “네번째 게이트로 떠오른 윤씨 로비 의혹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진상을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번 사건이 국가정보원의 내부 조사에서 비롯된 것으로 미루어 사건 발생 단계에서부터 여권의 음모가 깔려 있을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국정원 단계에서 윤씨의 부인 살해 사실뿐만 아니라 정치권 로비 행위 내용도 파악됐을 것으로 보여 여권이 야당 흠집내기 차원에서 계획적으로 사건 수사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시각인 것이다.

내부 조사 과정에서 윤씨의 로비 대상이 여당쪽에 많았다면 검찰이 굳이 현 시점에 ‘윤태식 리스트’를 흘리며 쟁점화할 까닭이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은 “여권이 계획적으로 야당 관련 의혹을 부풀린다면 용서받지 못할 것임을 엄중 경고한다”고 말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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