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례안보協 결산]미군기지 반환 實利 ?

  • 입력 2001년 11월 16일 18시 44분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33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는 주한미군 기지 및 훈련장 일부를 반환하는 내용의 연합토지관리계획(LPP)을 구체적으로 진척시키고 방위비분담금 협상을 마무리지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양국은 그동안 LPP와 방위비분담금 협상이라는 양대 현안을 놓고 상당 기간 머리를 맞대왔으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려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특히 방위비분담금 협상은 한국과 미국이 제시한 금액차가 1억달러를 웃돌 만큼 큰 폭이어서 사상 처음으로 SCM에서 타결되지 못할지 모른다는 예측까지 나왔었다.

주한미군기지 및 훈련장 반환 협상은 상당부분 우리측에 유리하게 진행된 측면이 적지 않다. 협상 초기에는 반환대상 기지가 16개, 100만평 규모였으나 결국 20개 기지, 140만여평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반환대상에 추가로 포함된 기지 4곳 가운데 3곳이 도심지(서울 용산 캠프 킴, 부산 캠프 하야리아, 경기 동두천 캠프 H220)인 것도 막판 협상에 의한 수확으로 꼽힌다. 반면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얼마나 부담할 것인가를 놓고 씨름한 방위비분담금 협상에선 미국이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다.

미국은 내년 분담금으로 올해보다 10.4% 증가한 4억9000만 달러를 확보하는 한편 2003년과 2004년에도 10%가량의 안정적인 분담금 증가율을 약속받았기 때문이다.

방위비분담금은 91년 1억5000만달러에서 95년 3억달러, 2000년 3억9100만달러에 이어 올해 4억4400만달러로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9월 서울에서 열린 양국 고위급협상에서 우리측이 최대 증가율 4%선을 고수해 협상이 결렬됐던 점과 주한미군이 방위비분담금을 다 쓰지 못하고 상당액을 불용액으로 갖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내년 10.4% 인상은 다소 큰 폭이란 지적이 많다.

다만 분담금 가운데 원화지급 비율을 현재의 62%에서 90% 수준으로 끌어올려 환차손 위험을 낮춘 점은 우리측이 거둔 성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워싱턴〓성동기기자>est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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