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택민주석 내달 방북]남북관계 ‘정체탈출’ 돌파구 희망

  • 입력 2001년 8월 27일 22시 40분


정부는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 방문이 정체 상태의 남북 및 북-미 관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개혁·개방정책을 추진중인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자신들의 국익과 직결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장 주석은 이번 방북을 통해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에게 남북대화 재개와 서울 답방을 적극 권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또 “김 위원장도 장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국제사회의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이 변화와 개방의 길을 걷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특히 김 위원장이 이번에 장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대외 정상외교 활동을 마무리짓고, 북-미 대화에 앞서 최종적인 입장 조율을 하는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원하면서도 선뜻 북-미 대화에 나서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준비가 덜 돼 있었기 때문”이라며 “북-러 정상회담에 이어 열리는 북-중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태도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 일각에서는 이 같은 기대가 그대로 실현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

미국이 북-미 대화와 관련해 ‘공은 북한에 넘어가 있다’는 자세를 계속 지닐 경우 북한이 내부 정비를 모두 마치더라도 대화 재개의 명분을 찾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또 4일 북-러 정상회담에서와 같은 ‘주한미군 철수 주장’ 등의 돌발변수가 생길 수도 있으며 미국의 미사일방어(MD)체제에 대해 북-중이 어떤 공동입장을 보이느냐에 따라 한반도 주변에 새로운 갈등요소가 싹틀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부형권·김영식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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