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통일축전행사]대표단에 임수경·황석영씨등 포함

  • 입력 2001년 8월 15일 17시 35분


임수경씨(왼쪽)와 소설가 황석영씨
임수경씨(왼쪽)와 소설가 황석영씨
8·15 민족통일대축전 남측 대표단은 평양 순안공항에서 북측 관계자들의 열띤 환영을 받은 후 숙소인 고려호텔에 짐을 풀었다. 대표단은 15,16일에는 민족통일대축전과 계층별·단체별 행사에 참석하고 17일부터는 묘향산과 백두산을 관광한다. 귀환 예정일은 21일.

○…12년만에 북한 땅을 합법적으로 밟게된 황석영(黃晳暎·본명 황수영)씨와 임수경(林秀卿)씨는 감회어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민족예술인총연합회 부회장 자격인 황씨는 감개무량하다. 89년 밀입북한 뒤 개인적으로 우여곡절을 거쳤는데, 그 짐을 털어버리는 마무리가 될 것 이라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소설 '장길산'의 작가인 황씨는 89년 밀입북한 후 93년까지 해외에 거주하면서 5차례나 북한을 다녀왔고 귀국해서는 5년간 수감생활을 했다. 황씨는 방북 기간에 고 김일성(金日成)주석을 10여차례나 만나기도 했다.

임수경씨는 전대협 동호회의 요청에 따라 방북길에 올랐다. 호주에 머물고 있던 그는 방북을 위해 14일 급히 귀국했다. 임씨는 "다시 가는데 꼭 12년 걸렸어요. 이제는 자꾸 만나야죠. 이젠 남북 청년학생 교류를 중간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임씨는 99년 2월 사면 복권됐다.

대표단에는 이밖에 '접시꽃 당신'이라는 시집으로 유명한 도종환 시인 등 문인 7∼8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백두산에서 시 낭송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정부는 당초 남측 대표단의 방북을 불허키로 했다가 마지막 순간에 이를 번복해 북측에 끌려다니는 모습을 또 보였다는 비판도 나왔다.

통일부는 13일 정치적으로 민감한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에서 남북 공동행사를 갖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남측의 참가를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가 이날 밤 북측이 보내온 전문을 보고 14일 전격적으로 방침을 바꿨다.

정부는 북측의 전문에 대해 14일 오전까지만 해도 "장소 문제에 입장 변화가 없다"며 부정적이었으나, 오후들어 "북측 전문은 '기념탑에 안와도 좋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해석을 달리해 방북을 승인하는 석연치 않은 모습을 보였다.

이후 정부는 이날 밤 9시 명동성당에서 남측 대표단에 대한 방북교육을 실시하고, 15일 새벽에야 방북허가 절차를 마무리하는 소동을 벌였다.

<김영식기자·평양=공동취재단>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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