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美국무 “황장엽 訪美 한국정부가 결정할 일”

  • 입력 2001년 7월 27일 22시 13분


한국과 미국은 27일 북-미대화의 조속한 재개가 남북 및 북-미관계 진전에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그러나 양국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방법론에서는 견해 차이를 보였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청와대를 예방한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에게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권유한다”며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북한의 어떤 지도자보다도 북-미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월 장관은 “미국은 6월 대북정책 검토결과를 발표한 뒤 북한과 3차례 비공식 접촉을 가졌으며, 언제 어디서든 대화하자고 제안했다”며 “미국은 적을 원하지도, 필요하지도, 찾지도 않고 있음을 북한에 전했으며 2차 남북정상회담이 재개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그는 한승수(韓昇洙) 외교통상부장관과의 회담에서 “미국은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으며 (북한이 응하면) 아무런 조건없이 대화를 시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파월 장관은 회담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을 북-미대화의 테이블로 유도할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혀 북-미대화 재개 여부는 북측 태도에 달려 있음을 분명히 했다.

양국은 이날 김정일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러시아측이 김위원장에게 △북-미대화를 조속히 재개하고 △연내에 서울을 답방해줄 것을 권유해주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파월장관은 황장엽(黃長燁)씨의 방미문제와 관련해 “황씨가 미국을 방문하면 모든 예우를 갖추고 신변을 보호할 것”이라며 “그러나 그의 방미 여부는 한국 정부가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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