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갑작스런 대북유화정책 'MD지지' 유도 카드 가능성

  • 입력 2001년 5월 10일 18시 43분


“강대국간의 핵무기 대결(nuclear arma-geddon)에서 지역적 안보위협에 대한 대처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은 10일 정부의 외교안보 실무자들과 가진 원탁회의에서 미사일방어(MD)구상 추진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냉전때는 탄도탄요격미사일(ABM) 제한조약만으로도 구소련의 핵공격을 방어하기에 충분했으나, 탈냉전후 지역 분쟁과 대량살상무기 확산 등 국제 안보환경을 위협하는 새로운 요소들이 등장했으므로 대처방법도 달라져야 한다는 논리였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미국이 새로운 ‘전략적 틀(Strategic Framework)’의 4대 요소로 △비확산 △대(對)확산 △MD △미국의 일방적 핵감축을 제시한 것도 이같은 새로운 지역적 위협요인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측은 또 MD가 모든 형태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호우산’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예측이 가능한 일부 집단의 공격에 대비하는 제한된 방어수단일 뿐이라는 것.

그러나 미국이 제시한 ‘전략적 틀’ 개념은 MD를 설득하기 위해 만든 정교한 장치이며, 아미티지 부장관이 북-미대화 재개 의사를 밝히면서 반대급부로 MD구상에 대한 한국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없지 않다.

세종연구소 이종석(李鍾奭)연구위원은 “MD에 대해 반대입장을 명확히 하는 중국과 러시아가 있는 반면 태도가 모호한 나라들이 있는데 한반도는 그런 세력들이 교차되는 지점”이라며 “따라서 MD는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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