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赤, 韓赤에 비료 20만t 지원 공식요청

  • 입력 2001년 4월 19일 16시 36분


북한 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장재언(張在彦)위원장은 19일 대한적십자사 서영훈(徐英勳)총재 앞으로 전화통지문을 보내 비료 20만톤을 지원해달라고 공식요청했다.

북적은 전통문에서 "북과 남 사이에는 동포애와 인도주의 정신에서 서로 협력해 온 전례를 갖고 있다"며 "올해 농사에 쓸 요소비료 20만t을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협력해줄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비료지원 요청은 임동원(林東源)통일부장관이 18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에게 정부의 비료 20만ㅅ 대북지원 구상을 밝힌 직후에 나온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구도상으로 마치 남북간에 사전조율을 거친 듯 주거니받거니 를 연출한 것. 그러나 이로 인해 한달째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는 남북관계에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없지 않다.

통일부 당국자는 그러나 "정부가 대북 비료지원을 검토하는 것은 인도적인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북한도 전통문에서 "(비료) 인도인수 방법 등 실무적인 절차문제에 대해서는 지난 시기와 같이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비료지원 의사교환은 남북간 대화와 접촉으로 이어지기보다는 본격적인 당국간 대화를 준비하기 위한 밑거름 역할에 그칠 것이라는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북한도 매년 봄 우리 정부의 대북 비료지원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이제는 연례적인 행사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부는 19일에도 10개 대북지원 민간단체에게 남북협력기금 53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라며 '웃거름'까지 얹어주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북한은 5월로 예정된 파월 미국 국무장관의 방한 이후 미국의 입장변화를 지켜본 뒤에야 본격적인 남북대화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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