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부영부총재 국회연설]"국민들 개혁에 피로감"

  • 입력 2001년 4월 7일 00시 04분


자민련은 6일 조부영(趙富英)부총재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2여 공조’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당의 보수 정체성’을 부각시키는데 애를 썼다.

정부의 개혁정책을 “시대적 요청이며 당위성은 유효하다”고 총론적으로 지지하면서도 추진과정의 부작용을 짚음으로써 “공조는 하되 할말은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조부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먼저 개혁의 필요성과 성과를 추켜세웠다. 그는 “구조조정으로 대변되는 정부의 개혁은 대다수 국민과 야당까지 동의한 우리 모두의 명제다” “4대 부문 구조조정은 국제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조부총재는 “국민이 개혁 피로감에 젖어 있다”며 개혁에 대한 경계와 충고의 말을 잊지 않았다.

그는 “개혁추진 방식이 현실적 여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미련없이 자세를 바꿔야한다”며 “미숙한 개혁의 결과가 또 다른 개혁의 대상이 되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고 주문했다. 이어 “개혁을 당대에 완결한다는 조급함을 경계해야 한다”는 ‘뼈있는 충고’까지 했다.

조부총재는 건강보험 재정문제와 같은 각론에서도 같은 수위를 유지했다. 그는 “의약분업의 원점 환원은 더 큰 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정부와 민주당의 입장을 거들었다. 그러면서도 “(이 문제는) 급하게 대처할 것이 아니라 시간을 갖고 단계별로 착실히 보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원고 작성에 참여한 당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의약 분업과 교육 개혁 등 현 정부의 대표적인 개혁정책이 졸속으로 추진됐다가 거꾸로 정권에 큰 부담이 되고 있음을 대표연설을 통해 전반적으로 지적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부총재는 이날 언론사 세무조사와 3당 정책연합 등 민감한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박성원기자>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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