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표 무파행선언 의미]'일하는 강한 여당' 자신감

  • 입력 2001년 2월 1일 18시 39분


민주당 김중권(金重權)대표의 1일 연두기자회견 일정은 다소 급히 잡혔는데도 한화갑(韓和甲) 이인제(李仁濟) 김근태(金槿泰) 정대철(鄭大哲) 김원기(金元基) 이해찬(李海瓚) 최고위원 등 당지도부가 대거 배석했다.

작년 1월 민주당 창당 이후 이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김대표 취임 이래 여권의 캐치프레이즈가 된 ‘강한 집권당’에 대한 의지의 과시처럼 보였다. 김대표는 이날도 ‘DJP공조를 통한 단호하고도 안정적인 국회운영’과 ‘법과 질서를 준수하는 정치풍토 조성’을 역설했다. ‘안기부 돈 선거자금 유입’ 사건의 진상규명에 대한 그의 의지도 여전했다.

▼관련기사▼

- 김대표 "국회 무파행 선언" 제안

김대표는 그러면서도 ‘일하는 국회, 생산적 국회’를 강조하고 ‘연중 국회 무파행’ 선언을 제안했다. ‘강한 집권당론’이 ‘힘의 정치’를 추구하는 것으로 비치고 있는 데 따른 부담을 의식한 듯했다.

김대표는 “한나라당이 이번에 자민련의 실체를 정치적으로 인정한 것은 국민을 위해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한 뒤 “야당과도 파트너로서 대화하고 타협해 나가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보면 ‘연중 국회 무파행’은 말 그대로 선언적 의미가 강했다. 김대표가 이날 회견에서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강한 집권당만이 민생과 개혁법안을 주도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김대표 회견과 관련해 “먼저 국회 문을 못 열게 만든 데 대한 (김대표의) 자기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다음은 김대표와 기자들의 문답 요지.

―‘국회 무파행’ 선언을 제안했지만 이번 임시국회에서도 야당과의 충돌이 예상되는데….

“야당도 안기부 예산 선거자금 지원사건과 관련, 국회를 자신의 결백을 내보이는 장으로 활용할 생각인 만큼 국회 무파행에 대해 우리 이상으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 연기론과 전당대회 일정 재조정론에 대한 견해는….

“지방선거 일정이 월드컵 대회와 겹쳐 걱정하는 분이 많으나 아직 당론으로 결정한 일은 없다.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며, 야당은 물론 지방자치단체장 및 의원들과 협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다. 전당대회는 총재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2002년 1월 개최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 이후 다른 논의를 한 일이 없다.”

―국가보안법 개정안에 대한 자유투표 주장이 있는데….

“보안법은 국가안전을 위해 제정된 중요한 법인만큼 당론으로 (개정 여부를) 정해야 한다. 야당과 자민련의 협력이 필요하다.”

―민주당의 ‘2001년 조직강화지침’은 통상적인 정당활동 범위를 벗어난 것 아닌가.

“정당의 주요 기능은 조직, 정책, 홍보다. 현 민주당은 집권여당으로써 조금도 프리미엄이 없다. 집권여당이 조직강화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상식 같은 얘기다.”

―보안법 개정안을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하는가.

“보안법 개정에는 생각을 달리하는 집단이 많다. 그들의 이해를 구하고 설득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꼭 처리해야 하나,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대선후보와 관련, ‘무임승차론’을 얘기했는데….

“우리 당의 모든 주요 간부가 당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경제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일치단결해 국민에게 다가가면 정권재창출도 가능하다는 일반적인 소신을 피력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김창혁·윤영찬기자>ch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