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비난 발언의 속내]北, 예상보다 목소리 낮춘 對美비난

  • 입력 2001년 1월 26일 18시 51분


북한이 25일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을 비난하고 나선 것은 미국의 새 행정부에 대한 첫 공식 반응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파월 장관이 18일 인사청문회에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독재자’로 부른 데 대해 “상식 밖의 망나니 언동”이라고 비난했지만 “미국이 우리에게 칼을 내밀면 칼로 맞서고, 선의로 나오면 우리도 선의로 대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 같은 반응이 “대북 강경책을 취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시 행정부와의 관계 설정에 앞서 외교적 ‘탐색전’을 편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파월의 대북 인식이 미국 정부의 대북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부담스러워 하면서 앞으로 미국의 태도에 따라 북한도 ‘강온 양면 전략’을 구사할 것임을 사전 경고하려 했다는 것.

그러나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발언은 종전 북한의 대미 비난 논조와 비교해 볼 때도 수위가 낮은 것이라는 평가다.

정부 당국자는 “그동안 북측의 대미 비난은 전 문장에 걸쳐 거친 논조를 유지해 왔다”며 “특히 중앙통신 기자의 질의에 답변하는 형식을 취한 것은 미국측에 ‘신의에는 신의로 대답하겠다’는 북측 의지를 전달하는 데 1차적 목적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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