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 후보 출마 인사들 강력 반발 …"중앙당 지원 당연"

  • 입력 2001년 1월 6일 19시 34분


검찰 수사결과 96년 15대 총선 당시 신한국당 후보로 출마했던 인사 중 180여명에게 안기부 돈이 선거자금으로 지원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당시 출마자들은 대체로 ‘당에서 돈을 지원 받기는 했으나 출처는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정치에 입문해 총선에 처음 출마했는데 중앙당에서 돈을 내려보냈기에 선거운동에 썼다”며 “중앙당에서 돈을 지원해주는 게 당연한데 돈의 출처를 묻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말했다.

김문수(金文洙)의원도 “선거 때 중앙당 지원을 안 받는다면 정당정치에 의한 선거라고 할 수 있느냐”며 “한빛 및 동방금고게이트와 관련해선 계좌 추적도 안하는 검찰이 왜 엉뚱한 일만 벌여서 국력을 낭비하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서청원(徐淸源)의원은 “나도 사무총장을 해봤지만 당시 신한국당의 선거자금 지원은 사무총장의 전결 사항이었다”며 “중앙당 지원 자금의 출처를 아는 사람은 당시 사무총장이던 강삼재(姜三載)부총재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직 의원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홍준표(洪準杓) 전의원은 “당에서 자금지원을 안받았다면 우리가 훔쳤다는 말밖에 더 되느냐”며 “총선 40일 전에 뛰어들어 유세활동에 바빴기 때문에 돈 문제는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 상당수는 이번 수사를 ‘여권의 비열한 정치공작’으로 규정하고 반격을 가하기도 했다. 주진우(朱鎭旴)총재비서실장은 “당시 정당 기탁금 외에 어떤 다른 돈도 받지 않았다”며 “여권이 우리 당 선거자금의 출처를 따진다면 ‘20억+α’부터 조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공격했다.

김기배(金杞培)사무총장은 “똥 묻은 놈들이 누구를 욕하느냐”며 원색적으로 비난한 뒤 “김중권(金重權)대표는 4·13총선에서 100억원을 썼다는데 그 돈의 출처부터 밝혀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박종웅(朴鍾雄)의원은 “(여권이)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을 견제하기 위해 이 같은 짓을 저지르는데 우리도 당하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며 격앙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경재(李敬在) 전의원도 “수사를 안해서 그렇지 이번 선거에서 여당이 지역구별로 20억∼30억원씩 내려보낸 것은 세상이 다 안다”며 “그 돈의 출처부터 먼저 밝혀야 한다”고 화살을 되쏘았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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