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권대표 "지도부 붕붕 날아다녀야"…취임식 가져

  • 입력 2000년 12월 26일 18시 54분


새 대표와 前대표
새 대표와 前대표
민주당 김중권(金重權)대표는 26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집권당 ‘무한책임론’을 강조하며 흔들림 없는 전진을 다짐했다. 그는 “집권당인 우리는 머뭇거리거나 흔들리면 국민이 불안해하므로 의연하게 가야할 길을 걸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남궁석(南宮晳)정책위의장은 “교체선수에 대해 ‘촌놈 아니냐’는 비웃음도 있지만 ‘선수 교체 잘했네’라는 칭찬을 듣도록 감독이 다시 교체의 호루라기를 불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이 취임식장은 민주당이 아직 내홍(內訌)을 완전히 치유하지 못한 상태임을 보여줬다.

▼최고위원 4명은 안나와▼

이인제(李仁濟) 박상천(朴相千) 김근태(金槿泰) 정대철(鄭大哲)최고위원 등이 예상대로 불참했다. 다만 정최고위원은 불참 사정을 미리 전화로 통보했다. 김대표 체제 출범에 강력히 반발했던 안동선(安東善) 이윤수(李允洙)의원 등 중진들도 불참했다.

권노갑(權魯甲)전 최고위원의 낙마로 큰 상처를 입은 동교동 구주류는 애써 ‘대통령의 뜻’을 받들려 했다. 김옥두(金玉斗)전 사무총장은 “40년간 오직 한 길로 당과 국가와 총재를 위해 몸바쳐 헌신해온 권 전최고위원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하면서도 “대통령과 김대표를 중심으로 뭉치자”고 호소했다. 권 전최고위원의 핵심측근인 이훈평(李訓平)의원도 자리를 지켰다.

그런 와중에도 ‘당 체질 강화론’을 앞세운 김대표의 당 장악 걸음은 이날도 계속됐다. 그는 특히 ‘대통령의 당무 위임’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김대표는 취임식 직전에 열린 당4역 회의에서도 “예산안과 관련해서 청와대에 보고하니 대통령이 ‘그런 얘기는 나에게 하지말고 대표가 책임지고 하라’고 말씀했다”며 당무 전반에 대한 ‘전권’을 위임받았음을 시사했다.

▼당4역에 현장정치 주문▼

그는 또 “이제 당은 대통령만 쳐다보지 말고,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 말아야 한다”며 “당이 모든 것을 책임지고 해나가는 것이 과거와는 다른 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4역에게 “지도부가 붕붕 날아다녀야 한다. 속도감을 가지고 현장을 내달리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문철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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