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 총리의 인기가 바닥이어서 일본 자민당 내에서도 내년 선거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전 총리와 같은 원로들이 나서 ‘모리도 소신 있게 한다면 21세기의 모리로 거듭날 수 있다’며 다독거리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그런 원로들이 누가 있겠느냐.”
‘그런 원로들’이란 아마 JP 자신까지 포함한 의미일 것이라고 한 측근은 해석했다. 측근들은 또 “오늘 JP의 기분이 아주 좋았다”고 전했다. JP는 ‘기분 좋은 날’이면 흔히 그러듯이 이날도 연락이 닿는 대로 자민련 의원들을 모아 함께 만찬을 했다.
만찬에 참석한 한 의원은 “JP가 나라 형편이 몹시 어려운 이 때 자신이 해야 할 역할에 대한 구상을 가다듬은 것 같다”며 “JP는 공동정부를 탄생시킬 때의 심정으로 돌아가 ‘결자해지(結者解之)’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97년 대선 당시 청구동을 찾았을 때처럼 마음을 비우지 않는 한 현재로선 합당이 어렵다고 본다”며 “그러나 JP는 김대통령이 어려운 처지에 있으면, 나라를 위해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JP와 김중권대표의 면담 후 김대표를 따로 만났던 자민련 김종호(金宗鎬)총재대행은 “오늘 자리는 의미가 컸다”고 말해 향후 정국운영과 관련한 깊은 교감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박성원기자>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