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노벨상 수상]평화상의 유래

  • 입력 2000년 10월 13일 18시 01분


"국가간의 우호와 군비의 축소 또는 제거, 평화회의의 유치 또는 증진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에게 매년 시상하라."

1895년 파리에서 작성된 한통의 유서에 포함된 이 구절이 노벨 평화상을 탄생시켰다. 유서 작성자는 스웨덴의 화학자이자 기업가로, 다이너마이트 발명으로 거부(巨富)를 이룩한 알프레드 베른하르트 노벨이었다.

이듬해인 1896년 이탈리아 휴양지인 산 레모에서 노벨이 숨을 거둔 뒤 공개된 유서는 세인을 놀라게 했다. 유산을 노렸던 조카 2명을 유서의 법적 효력을 무효화하려고 애썼다.

스웨덴 국왕이던 오스카 2세도 노벨이 거액의 유산을 전 세계에 바친 데 대해 "애국적인 자세가 아니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노벨의 유지(遺志)는 존중됐다. 1901년 노벨재단 설립됐고 그해부터 노벨상 시상이 시작돼 올해로 100번째다.

노벨이 유서에서 평화상의 시상권한을 노르웨이로 넘긴 것은 아직까지도 미스테리다. 다른 부문의 수상자 발표는 노벨의 뜻에 따라 스웨덴 한림원이 한다. 하지만 평화상만은 노르웨이 퇴임 국회의원 5명으로 구성된 노벨위원회가 발표한다.

다른 부문의 시상식은 매년 12월10일 오후 4시반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의 콘서트 홀에서 거행되나 평화상만은 같은 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시청에서 이루어진다. 시상 일시는 노벨이 이탈리아의 휴양지 산레모에서 숨을 거둔 일시시간이다.

노벨이 평화상 스웨덴의 이웃나라지만 사실상 경쟁관계에 있던 노르웨이에 평화상 시상 권한을 넘김으로써 평화상의 취지를 암시했다는 것이 후세의 분석이다. 하지만 1905년까지 스웨덴과 합병관계였던 노르웨이를 노벨상에 참여시키기 위한 배려였다는 관측도 나온다.

1904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노르웨이 작가 뵈른손(1832∼1910) 국제평화를 위해 노력해온 점을 마음에 담아 오다 노르웨이에 시상권을 주었다는 후문도 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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