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대북정책 비난은 못참아…"

  • 입력 2000년 9월 16일 18시 46분


청와대는 요즘 국내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말을 극도로 아끼는 반면, 남북문제에 대한 야당의 비판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연일 수위가 높아지는 한나라당의 장외공세를 청와대가 철저히 외면하는 이유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모든 문제는 국회에서”라는 원칙을 정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정치 현안에 대한 코멘트를 청와대가 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남북정상회담 이후 급류를 타고 있는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야당의 비난만큼은 그냥 넘어가지 않고 있다.

박준영(朴晙瑩)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16일 “북한이 양보를 많이 했다”는 김대통령의 발언을 “궤변”이라고 비난한 한나라당 권철현(權哲鉉)대변인을 정면으로 맞받아쳤다. 권대변인의 논평 중 박수석이 문제삼은 대목은 ‘김대통령은 북한이 대화의 전제조건이었던 주한미군철수 국가보안법폐지 고려연방제수용 등 3개항을 철회했다고 했지만 북한이 이를 공식 선언한 적이 없다’는 내용.

박수석은 “이는 기초사실도 모르는 무식의 소치”라며 “우리와는 입장표명 방식이 다른 북한이 이런 태도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전문가들도 인정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주한미군은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에서 주둔필요성을 인정했고 △국가보안법문제는 김위원장이 언론사 사장단에게 “남쪽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고 했으며 △고려연방제는 ‘6·15’공동선언에서 이미 후퇴했다는 사실을 적시했다. 그는 “결국은 야당이 모든 것에 대해 발목을 잡으려고 하는 발상이나 역사발전은 되돌릴 수 없는 것”이라며 “한나라당도 냉정하게 국민과 민족, 세계가 열망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영묵기자>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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